상세정보
청춘의 문장들 - 작가의 젊은날을 사로잡은 한 문장을 찾아서
- 저자
- 김연수
- 출판사
- 마음산책
- 출판일
- 2004-05-01
- 등록일
- 2008-06-18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0
- 공급사
- 북큐브
- 지원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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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서른다섯의 작가가 기억하는 '청춘'이란 어떤 모습일까. 소설가 김연수가 유년의 추억, 성장통을 앓았던 청년기, 글을 쓰게 된 계기 등 자전적인 이야기를 이백과 두보의 시, 이덕무와 이용휴의 산문, 이시바시 히데노의 하이쿠, 김광석의 노랫말 등 그의 젊은 날을 사로잡았던 아름다운 문장들과 함께 들려주는 산문집이다.
'삶을 설명하는 데는 때로 한 문장이면 충분하니까'라는 작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작가의 삶 속으로 선명하게 육박해 들어와 힘차게 공명한 문장들이 소개된다. 인용된 문장들은 젊은 날의 서사를 끌어내기도 하고, 마무리를 대신하기도 하는 가운데, 애잔함과 여운을 전해준다.
'그 모든 것들은 곧 사라질 텐데.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여전히 나는 사춘기'라고 말하는 청년 작가의 순정한 마음이 묻어난다.
저자소개
197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계간 『작가세계』여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시, 소설, 대중음악비평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장편소설로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7번국도> 등이 있다.
목차
한 편의 시와 몇 줄의 문장으로 쓴 서문
내 나이 서른다섯
지금도 슬픈 생각에 고요히 귀기울이면
내리 내리 아래로만 흐르는 물인가, 사랑은
갠 강 4월에 복어는 아니 살쪘어라
내일 쓸쓸한 가운데 술에서 깨고 나면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은은 고령 사람인데
사공서는 다시 노진경을 만났을까?
Ten days of happiness
추운 국경에는 떨어지는 매화를 볼 인연 없는데
아는가, 무엇을 보지 못하는지
시간은 흘러가고 슬픔은 지속된다
밤마다 나는 등불 앞에서 저 소리 들으며
중문바다에는 당신과 나
한 편의 시와 (살아온 순서대로) 다섯 곡의 노래 이야기
이따금 줄 끊어지는 소리 들려오누나
청춘은 그렇게 한두 조각 꽃잎을 떨구면서
등나무엔 초승달 벌써 올라와
잊혀지면 그만일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네
제발 이러지 말고 잘 살아보자
백만 마리 황금의 새들아, 어디에서 잠을 자니?
알지 못해라 쇠줄을 끌러줄 사람 누구인가
진실로 너의 기백을 공부로써 구제한다면
앞쪽 게르를 향해 가만─히 살핀다
서리 내린 연잎은 그 푸르렀던 빛을 따라 주름져 가더라도
어둠을 지나지 않으면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하느니
매실은 신맛을 남겨 이빨이 약해지고
검은 고양이의 아름다운 귀울림 소리처럼
그대를 생각하면서도 보지 못한 채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 그림자, 언제나 못에 드리워져
이슬이 무거워 난초 이파리 지그시 고개를 수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