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윈 젖가슴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작가 이청준의 7년 만의 신작 산문!
'삶과 문학의 이삭줍기'라는 부제가 달린 산문집 <야윈 젖가슴>은 삶의 문제를 궁구하며 30년 넘게 문학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작가의 깊은 속내가 드러난 산문집이다.
이 산문집에서 작가는 '문학의 눈길을 빌려 세상과 이웃의 삶을 만나고 그 비의를 아름답게' 읽어내고 있다. 특히 모진 세월에 졸아붙은 이웃집 할머니의 '야윈 젖가슴'은 작가에게 삶과 문학과 사랑의 상징으로 다가온다.
어릴 적 이웃에 살았던 '섭섭이 할머니'의 야위고 늙은 젖가슴에서 이처럼 세상의 기쁨과 슬픔, 비의적 아름다움을 읽어낸 작가는 문학 안에서 할머니의 젖가슴을 끌어안음으로써 삶과 문학에 대한 웅숭깊은 성찰의 자리를 마련한다.
그리고 지나온 시간들을 되짚어가며 곳곳에 흩어져 있는 삶과 문학의 이삭들을 추수하는 작가의 모습은, 또하나의 이삭으로 우리 마음의 곳간을 그득하게 채워주고 있다.
빛나는 혜안으로 추수한 삶과 문학의 의미
이 산문집에는 29편의 글들이 1부와 2부에 나뉘어 담겨 있다.
1부는 문학과 문화, 사회와 권력, 그리고 언어에 관한 진지한 사색의 글들이 주를 이룬다. 자신의 작품의 모델이 되었던 인물의 후일담을 통해 그 작품에 완결성을 부여하고, 고전을 비롯해 동시대 의미 있는 작품을 다시 읽어냄으로써 사회를 돌아보고, 외국작가와의 깊이 있는 대담을 통해 한국문학의 자리를 되새기며, 우리문화의 면면들을 살피고, 의학용어 사전을 들춰가면서까지 우리말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탐구의 과정을 풀어놓고 있다.
2부에서는 구체적인 삶의 모습들이 살갑게 드러난다. 삶과 문학이 만나는 풍경에서부터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살뜰한 정, 떠돌이개에서부터 옛 선현들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교유가 빚어내는 삶의 오묘한 이치는 글과 글, 행간과 행간 사이를 단단하게 여며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