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와 숙녀
한국전 직후 허무와 상실과 자조의 지성계를 대표하는 시인 박인환의 시세계!
박인환은 한국전 직후 허무와 상실과 자조의 지성계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명동백작'이라 불리우는 그를 둘러싼 수많은 가십이 그러하고 그의 시들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 '조숙'한 시인이 활동한 것은 불과 이십대 후반이었으니 시대는 자신이 담고있는 사람을 너무 겉늙게 한 셈이다. 그는 그 시대의 정서를 한몸에 담고 왕성히 활동하다가 불과 서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시는 이국적이다. 세태를 읊조리는 샹송의 정서가 흐르는가 하면 시대의 절망을 반영하는 실존적 허무가 흐른다. 시에 관한 평가도 엇갈린다. 대표작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은 전문적 연구자들에게는 논란이 많지만, 대중적 인기에 있어서는 세월을 뛰어넘고 있다. 허무와 절망은 늘 인간사와 동반하고 있는 것일까. 50년대 이후 폐허의 정신적 공황을 읽기 위해서는 그의 시읽기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