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사골에서 쓴 편지
고정희 시인의 시에는 짙은 슬픔이 깔려 있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시는 끝간데 없는 허무감이나 좌절감을 거부한다. 그녀의 시는 오히려 어떤 활력과 연결되어 있는데 바로 이 힘이, 슬픔과 어울려 만들어내고 있는 절묘한 공간이 그의 시의 핵심을 구성한다.
평론가들은 하나같이 그녀의 시를 ‘날카로운 투시와 비판’ ‘탄탄한 구성과 힘찬 리듬’이라고 극찬했다. 전라도의 질펀한 황토흙에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같은 역사적 물줄기를 담고 있으며 또한 그 속의 사랑, 눈물, 삶 같은 잔잔한 감동도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