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사랑아, 길을 묻는다

사랑아, 길을 묻는다

저자
김원일
출판사
eBook21.com 제공
출판일
0000-00-00
등록일
2003-12-02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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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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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구한말, 천주교도였던 아버지의 참수광경을 목격한 후 종교에서도 마음을 돌리고 한량으로 살아가던 서한중. 그러나 마음없이 나가던 천주교회 공소에서 사리댁을 만난 후 그에게는 한 여자가 삶이자 종교가 되었다.



장성한 자식을 둔 양반가문의 남자와 늙은 지주의 첩으로 살아온 여인. 이들이 가정과 도덕, 종교를 버리고 선택한 사랑의 도피 길에서 여인은 눈이 멀고 사내는 절름발이가 된다. 그러나 모든 희생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사랑. 그것은 애국과 신앙만큼이나 소중한 그들 삶의 순결한 가치다.



시대의 소용돌이 가운데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통받는 두 사람의 삶에서 인간으로 살아가 는 우리들의 욕망과 갈등이 아프게 묻어난다.



공소에서 사리댁과 처음 눈이 마주친 어느 여름날 낮을 서한중은 잊을 수 없었다. 장옷을 반쯤 벗은 그 여인의 월태화용(月態花容)한 용자를 보는 순간, 그는 너무 어리쳐 홀연히 자 신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들었다. 시원한 물가 옆 정자에 누워 물소리를 죽침 떨림으로 들으 며 아쉽고 황홀한 낮꿈을 꾸고 난 듯한, 신비로운 마음 두근거림이었다. 화류 여자를 보았을 때와 그 느낌이 전혀 달랐다. 이 나이에 내가 무슨 이팔청춘이라고. 내 나이 이미 마흔을 넘 겼는데 그럴리야 없지. 지성소(至聖所)에서 만난 지아비둔 아녀자 교우에게 음탕한 이심을 품다니…… 그는 읍내 술집을 찾아 논다니를 희롱하며 그 여인을 애써 마음에서 지워냈다. 술에 취해 논다니를 품에 안거나 투전판을 애써 기웃거리며 여인을 잊으려 했다. 그러나 주 일만 되면 도담스러운 여인의 용자가 보고 싶어 참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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