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홍어>로 아스라한 유년기의 한 풍경을 세밀하고 정감 넘치는 필치로 펼쳐 보여준 김주영의 자전적 성장소설. 누군가가 보내온 사진 한 장. 김형석은 이 사진을 단서 삼아 유년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아버지가 부재하는 환경 속에서 내면의 미로에 갇혀버린 소년, 그 어두운 미로 속에서 소년은 신화적 세계를 발견해낸다.
<삼손>으로 대비되는 장석도는 소년에게 있어 부성(父性)과 신화적 원형을 일깨우는 인물이다. 소년과 소년의 동생, 배냇병신 옥화는 이 신화적 세계 속에서 성장을 멈춘 인물들이다. 소년과 아우는 옥화의 죽음으로 유년기의 인식으로부터 벗어나 성장의 한 단계를 넘어선다. 우리들의 유년기를 지배했던 순수성의 가치와 이상을 일깨우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