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염기원 작가는 지난 2년 동안 오로지 장편 집필에만 전념했고, 그 고된 시간을 스스로 ‘창작의 행군’이라 부른다. 행군 기간에 쓴 소설 중 가장 최근에 집필한 작품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를 세상에 먼저 내보냈다.
저자는 창작의 행군을 시작하며 큰 변화를 시도했다. 한 번 집필을 시작하면 초고를 마칠 때까지 아무런 예외 없이, 매일 글을 쓰기로 한 것이다. 목표량을 채우면 대개 새벽이었고, 날이 밝기 시작한 뒤에야 잠든 적도 많았다. 작품 하나를 끝내고 퇴고하다 보면 어김없이 다음 작품 소재가 떠올랐다. 호수공원을 달리다가,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중에, 샤워하다 말고, 섬광 같은 것이 머릿속에 번뜩였다. 그걸 빨리 쓰고 싶다는 욕구가 퇴고의 고통을 압도했다. 퇴고를 마치면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염기원 작가는 강원도의 동굴, 등대가 있는 어촌마을, 짐바브웨의 마나 풀스 국립공원, 심지어 우주 공간까지, 다양한 배경에서 펼쳐지는 장편소설 여러 편을 연달아 썼다. 쉬지 않고. 십 대 청소년부터, 중년의 우주인, 수상한 연극배우, 복싱하는 여고생, 등장인물도 다양했다. 아프리카 들개나 외계인, 귀신마저 등장했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에 깊게 빠져들었다. 독한 몰입 덕분에 창작과 루틴이라는 똑같은 일만 매일 되풀이하는, 극도로 단순하고 따분한 하루하루를 이겨낼 수 있었다. ‘이 작품까지만 쓰고 휴식 기간을 갖자’라는 다짐을 번복하기 수차례, 차곡차곡 글이 쌓여갔다.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 역시 우연히 내뱉은 한 문장에서 시작됐다. 어느 일요일 저녁, 함께 영화를 보던 동생 얼굴이 저자의 눈에 새삼스러웠고, 순간 “오빠 새끼 잡으러 간다”라는 문장이 저자의 입 밖으로 불쑥 튀어나왔다. 저자는 곧바로 몇 분 만에 세운 이야기 뼈대를 네 줄짜리 메모로 정리해서 휴대폰에 저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