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의 첫사랑
세기말적 감수성의 작가 배수아가 무의미의 심연에서 퍼올린 이상한 사랑 이야기
배수아의 네번째 창작집. 작가의 독창적인 매력인 강렬한 서사와 감각적 이미지의 마술적 조화로 빚어진 이 책은 배수아 소설의 정점을 보는 듯하다. 소설에 일반적인 심리 묘사보다는 마치 하드코어 갱 영화를 보는 것처럼 빠른 장면(상황) 전환으로 글을 끌어가는 스타일은 여전히 빛난다. 고립된 배경 속에 떠돌고 있는, 도대체 아무도 주시하지 않는 존재의 모습을 섬뜩하게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