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낯선 바다를 떠도네 1 - 전경린 전작 장편소설
여자들이 처음으로 희망을 잃는 나이 25살!
안정적인 체제 편입으로서의 결혼이냐, 그것을 거부하고 모진 여행의 길에 들어서느냐의 갈림길에서 주인공 은령은 여행을 선택한다.
전경린은 스물다섯 살, 생생한 존재 증명으로서의 여행과 도발 그리고 삶을 알아버린 후의 적막감을 이야기한다. 주인공 은령에게 세상은 '양부'의 세계이다. 양부를 떠나 지방의 해안 도시로 내려온 그녀는 그곳에서 '방랑하는 영혼의 전제 없는 사랑'을 꿈꾼다.
은령은 그곳에서 생의 근본적인 공허함을 잘 알고 있는 시인 유경과 여자에게 한 번도 사랑받아보지 못한, 욕망만이 남아 있는 재력가 이진을 만나 둘을 사랑하게 된다. 그 사랑은 제도화된 기성의 눈으로 볼 때 매우 혼란스럽고 부도덕한 형태의 사랑이다. 하지만 전경린은 이 사랑에 불합리하고 본능적인 생의 본질을 투영시키고 그것을 옹호한다.
소설 전체를 감싸는 낱선 말들을 통해 작가는 고통스럽게, 혹은 천연덕스럽게 생의 불합리하면서도 허술한 국면을 만들어내고 이를 무참하게 무너뜨린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사랑은 본질적으로 야생적인 것인 것이며 제도 바깥에 비결정적인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이성적이니 사고를 내세워 늘 성을 은폐하려 들지만 성은 생명의 기원이고 핵심입니다. 특히 여자들에게 성은 존재 증명의 한 방법이지요. 그것은 여자의 해방이며 가정의 힘이기도 합니다. 성의 절정을 아는 여자들이라면 무기력하게 스스로를 방치하는 일은 하지 않아요. 생기 있게 사는 방법을 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