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90% 심리게임이다
이 책 『골프의 90%는 심리게임이다』는 골프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기술과 방법을 가르치거나 정보를 전달하는 책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이 책은 골퍼들이 흔히 겪게 되는 숱한 실패와 좌절 그리고 낭패를 보는 광경을 익살스런 말투로 빚댄 독설로 가득 차 있다.
“ 유일하게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플레이는 상사에게 지기 위해 당신의 모든 힘을 쏟아 부을 때다.”
“ 볼은 잘못된 방향으로 쳤을 때 항상 더 멀리 나간다.”
“ 50야드 떨어진 러프에서 볼 수 있는 공은 불행히도 당신 것이 아니다.”
시어처럼 풍자적이며 감각적인 말투로 늘어놓으며 골퍼들의 약점을 후비는 듯한 저자의 익살과 해학은 통렬하기까지 하다. 머피의 법칙처럼 골프에서의 계속되는 불운과 반복되는 실패의 저변에는 저자가 말하는 ‘실패의 심리학’이 깔려 있다. 집착하고 조급할수록 더더욱 꼬이는 인생처럼 골프에서의 실패와 좌절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상적인 것이며, 뒤늦게 무릎을 치면서 자신의 실패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 골프의 ‘고약한 경험’임을 통쾌하게 까발리고 있다.
행복한 골퍼의 넉넉한 해학을 권하는 책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몇 바퀴를 감았을 법한 트위스트와 풍자적인 말투이다. 골프를 치기 위해 필드에 나가는 사람 모두가 겪을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사례를 다 알고 있는 듯이 ‘꼬이고 또 꼬이는 실패와 불운’을 거침없이 나열하고 있다. 그리고 우둔하고도 미련한 골퍼들에게 핀잔을 주거나 비웃는 듯한 분위기로 구석구석 그 실패들의 사례를 하나하나씩 짧게 언급한다. 클럽을 선택하거나 티샷을 할 때 혹은 퍼팅이나 내기를 할 때는 물론 필드에서 겪게 되는 ‘정말 재수 없는 일’들을 심리학은 물론 물리학까지 동원하면서 머피의 놀라운 법칙을 곁들인다. 그런데 놀랍게도 저자의 이러한 익살은 독자들에게 불쾌함과는 전혀 거리가 먼 감성으로 다가온다. 오히려 후련함과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발가벗긴 채로 골프에서의 좌절을 수료한 듯한 해방감 같은 묘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나쁜 골퍼’의 굴레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행복한 골퍼’의 넉넉한 해학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맛보게 한다.
즐기는 골프에 대한 통찰과 자기 관리에 대한 성찰 기회를 제공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의 대표적인 풍자 시인이며 골프 전문작가이다. 그의 골프에 대한 언어는 촌철살인의 감각으로 인해 많은 독자층을 흡수할 만큼 해학적이고 익살스럽다. 더구나 그의 골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수십 권의 책과 글을 쓸 정도로 풍부한데, 골프에 대한 현란하기까지 한 그의 글들은 골프의 오묘한 지점을 짚어내는 예리함과 저절로 탄식하게 만드는 특유의 반어적 카피로 인해 골프의 정수를 더더욱 실감나게 느끼게 한다.
머피의 법칙이 말하는 ‘자신에게만 계속되는 지독한 불운’은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그 불운과 동전의 양면인 행운과 여유로움이 늘 우리에게 손짓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저자의 익살과 반전의 카피 역시 90%가 심리게임이고 그 나머지 10%도 심리게임인 골프에서의 성찰과 맞닿아 있다.
더불어 이 책은 골프에 대한 전방위적인 통찰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골프를 오래 즐기고 골프를 통해 자기 성찰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파트너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를 떠올려 본다면 따스한 격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