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와 도깨비 / The Bull and the Goblin
작가 이상이 남긴 단 한 편의 동화입니다. 돌쇠라는 나무장수가 위험에 처한 새끼 도깨비 '산오뚝이'를 구해주자, 그 보답으로 산오뚝이는 돌쇠의 황소가 힘이 열 배나 세어지도록 해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멀티동화는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원작의 글을 약간 줄였습니다. 그러나 도깨비 캐릭터의 전문가라 불리는 한병호 씨의 그림은 멀티동화로 모두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팔다리가 길쭉한 새끼도깨비 산오뚝이가 팔짝팔짝 뛰는 모습도 재미있고, 황소가 커다란 나뭇짐을 등에 지고 산길을 우직하게 오르는 모습을 통해 옛 농경사회의 일면도 엿볼 수가 있습니다.
꼬리를 다친 산오뚝이가 황소의 뱃속에 두 달 동안 지내면서 살이 쪄서 나오지 못하자 황소는 매우 고통스러워 합니다. 불룩해진 황소의 배를 보며 눈시울을 적시는 돌쇠의 모습에서 비록 일을 위해 부리는 짐승이지만 한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황소가 하품을 하는 순간 산오뚝이가 튀어나오는 장면 또한 인상적입니다. 얹힌 것이 뚫리는 듯한 시원함과 비로소 황소가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감으로 미소짓게 되거든요.
'도깨비가 아니라 귀신이라도 불쌍하거든 살려주어야 한다.'는 마지막 돌쇠의 말은 우리 아이들에게 따듯한 교훈도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