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느 시골에서 개화기 시절에 신문명의 상징인 양초를 둘러싸고 벌어진, 우습고도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서울 다녀온 송서방이 나눠준 양초가 도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를 몰라 동네 사람들은 한바탕 소동을 벌입니다. 체면 때문에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지 못하고 엉뚱하게도 양초를, 말린 생선이라 단정짓고는 동네 사람들을 애먹인 글방선생의 위선이 웃음 속에 교훈을 느끼게 합니다.
동네 사람들의 순진무구함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해프닝을 일러스트레이터 강우현 선생님은 활달한 붓질과 강렬한 보색으로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붓·먹·화선지 등 한국적 재료와 컴퓨터그래픽이 어울려 줄거리의 재미를 한껏 살려줍니다. 시골사람들이 양초를 끓여 먹고 배앓이를 하는 장면은 마치 부글부글 끓는 뱃속을 묘사하듯이 슬로 모션과 같은 화면에 물감 통을 쏟아부은 것 같은 색처리를 했습니다.
멀티동화로 이 작품을 감상하는 맛도 특별합니다. 마을 사람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배경의 거친 듯한 붓터치와 다소 어지러운 듯한 색감이 화면상에서 조화를 이루어 동화 감상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송서방이 양초에 불을 붙이는 순간은 마치 어두운 방안에서 불빛이 서서히 퍼지는 장면처럼 실감납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구전동화인지라 내레이션을 통해 옛이야기를 감상하는 것 또한 감칠맛이 납니다.
저자소개
충북 단양에서 태어났으며, 국내보다 외국에 더 일찍, 더 많이 알려졌습니다. 한국 출판미술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삽화 수준에 머물던 어린이 책 일러스트계에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본격 그림동화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주려고 하는 대신, 책을 보는 것이 바로 놀이가 되도록 꾸민 것이 특징입니다.
일본에서 먼저 출간된 『봄을 찾아준 아기 원숭이』와 『사막의 공룡』은 각각 '제5회 노마 국제그림책 원화콩쿠르 대상'과 '제20회 고단샤 출판문화상'을 수상하였으며, 그에게 국제적 명성을 안겨 주었습니다. 『봄을 찾아준 아기 원숭이』는 원숭이들이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위해 자연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과정을 담았고, 『사막의 공룡』은 자신의 욕심을 위해 쓸데없는 싸움을 벌이는 인간의 모습을 꼬집었습니다.
팬더곰이 등장하는 연작 그림동화 『싱싱』,『랑랑』,『장장』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싱싱’,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랑랑’, 장난을 좋아하는 ‘장장’이 제각기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친다는 내용입니다. 이들 팬더곰은 학용품 등 각종 어린이 용품에 단골로 등장하는 ‘한국의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랑랑 한빛탑에 오르다』에서는 팬더곰 삼총사가 대전 엑스포를 배경으로 활약합니다. 거울의 빛 반사를 이용해 한빛탑 꼭대기에 올라가는 이들은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해 새로운 경험을 해보려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7살 어린이의 눈으로 본 세상을 그리려고 한다는 그는 “어린이로 넘어가는 이 또래 아이들이 세상과 사물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고유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개발하는 그림동화 작가이면서, 재생공책보급,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 국제 문화 교류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그림동화 작가, 캐릭터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대학원에 출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