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연은 ‘국내 시집 판매량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시인이자, 태연, 백지영, 성시경, 장나라, 허각 등 당대 최고 발라드 가수들의 노랫말을 쓴 작사가다. 시인이자 작사가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던 2002년. 시집 『안녕』을 끝으로 그는 스스로 시인이기를 포기했다. ‘시를 쓰는 일이 더 이상 고통스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상했다. 시는 힘들게 쓰여야 했다. 앓아야 했다. 아파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기술적으로 시를 쓰는 자신을 발견했다. 시는 너무나 쉽게 쓰였고, 그때부터는 그런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 무엇보다 괴로웠다. 독자들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 시를 쓸 수 없었다.
시를 손에서 놓은 그는 작사가로, 영화감독으로, 웹드라마 작가로 시가 아닌 글을 썼다. 그가 쓴 노래가 어디서나 흘러나올 정도로 큰 성공을 경험했고, 영화감독으로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기뻤다. 행복했지만 세월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시가 생각났다.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는 연어처럼 그도 시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어느 순간 간절해졌다. 남은 생을 위해 다시 시를 써야만 했다.
이 책은 원태연 시인이 18년 만에 쓴 신작 시와 그의 대표 시를 묶은 필사시집이다. 오랜만에 시를 쓰는 일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힘들고 괴로웠지만 시를 쓰며 그는 살아 있음을 느꼈고 이내 행복해졌다. 그의 대표 시 「어느 날」에 다시 시를 쓰는 설렘을 담아 글을 붙였고, 이는 가수 류동현이 11월 4일 발표한 「One Day(어느 날)」의 노랫말로 변주되기도 했다.
저자소개
원태연의 인터넷 닉네임은 ‘원시인’이다. 그의 성 ‘원’에 시인을 부친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석시시대 ‘원시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전자든 후자든 원태연을 잘 설명하고 있다. 내는 시집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시인이기도 하고 또 그의 시는 날것 그대로의 생명력을 지닌 채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표현으로, 그리고 언젠가 내가 겪은 일인 양 다가오기 때문이다. 마치 실연을 하고 난 뒤 모든 사랑 노래의 가사가 구구절절이 내 마음을 파고들 듯이 말이다.
서울 종로에서 1남 2녀의 막내로 태어 났다. 문창초등학교, 미성 중학교, 한영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재학 중이던 학교를 그만두고 92년 경희대 체육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자신의 사랑과 이별의 기억을 글로 묶어두고 싶다는 욕심하나로 출판사로 직접 원고를 들고 갔다고 한다. 읽어주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도 보았지만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손에 들기란 쉬운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92년, 크지 않은 출판사 이름으로 그의 글들은 책이 되었고, 그것이 『넌 가끔가다 내 생 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였다. 그리고 이 시집이 80만부나 팔리면서 그는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사용설명서』, 『손 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사랑해요 당신이 나를 생각하지 않는 시간에도』, 『원태연 알레르기』, 『안녕』 등이 있다.
목차
Part 1 너는 내 차원의 끝
알아! 정체 안녕 괜찮아 비까지 오다니 사랑의 크기 두려워 다 잊고 사는데도 어느 날 하루에도 몇 번씩 상큼할 것 같아요 그냥 좋은 것 어디가 그렇게 좋아 사랑의 진리 사랑이란 사랑이란 2 신혼부부를 위해서 차원의 끝 욕심 낚시터 오직 하나의 기억으로 하나만 넘치도록 사랑해요 일기 차이 시인의 필사·알아!
part 2 당신 없이 지내고 있는 내 모든 시간들
취미 미련 보고 싶은 얼굴 누군가 다시 만나야 한다면 통증 나무 사랑의 시 미련한 미련 미련한 결과 다른 무엇을 더…… 비 내리는 날이면 어느 날 2 …… 있다면 때늦은 편지 욕심 2 어쩌죠 기다림 얼마나 좋을까 상처 오래달리기 외로워 우울해지는 이유 서글픈 바람 서글픈 요령 지평선 시인의 필사·욕심 2
part 3 나 밤이면 슬퍼지는 이유
경험담 이별역 허튼 물음 필요 없어진 준비 2-1=0 울지 못하는 아이 이런 날 만나게 해주십시오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 일 우주 미아 후회 비가 와 비가 와 2 그대의 나 그때의 나 그대의 나, 그때의 나 이유 이유 2 이별의 노래 진짠데 이별의 뒷모습 네가 내 곁을 떠났을 때 예감한 이별 요즘 우리는 이 모든 아픔 언제쯤 시인의 필사·우주 미아
part 4 오늘이라도 위해
꿈 내일 일기 진짜가짜 아주 유명한 비밀 아주 오래된 비밀 익사 눈물은? 길 공통점 차이점 영원역까지 영혼으로 쓰는 반성문 그림자의 하루 자유 경험담 2 쳇바퀴 사랑 사진 속에 별 난 가끔 하느님한테 전화하고 싶어 착한 헤어짐 발길 미련 2 양치기 소년 눈 뜬 장님 시인의 눈물 고양이의 기억력 시인의 필사·그림자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