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명작 11 - 작은 아씨들
베스는 작은 손을 건반 위에 살짝 얹었습니다. 그리고 반짝거리는 페달을 밟으며 연주를 해 나갔습니다. 가족들은 더없이 행복한 표정으로 베스를 바라보았습니다.
베스는 연주를 마치자 말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소중하게 여기시던 것을 나에게 주시다니, 정말 꿈만 같아. 어서 가서 감사 인사를 드려야지.'
베스는 생울타리를 지나 로렌스 댁으로 갔습니다. 그러고는 로렌스 할아버지의 서재 문을 두드렸습니다.
'들어와요.'
로렌스 할아버지가 퉁명스럽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하지만 베스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들어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인사드리러 왔어요, 저어…….'
그러나 그 다음 말이 생각나지 않는 모양이었습니다. 갑자기 베스는 할아버지에게 달려가 목을 끌어안고는 뺨에 키스를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키스를 받은 할아버지는 무척 기뻤습니다. 그래서 베스를 무릎 위에 앉힌 다음 베스의 뺨에 자신의 주름투성이 뺨을 비볐습니다. 그 순간, 베스는 로렌스 할아버지에 대한 공포심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베스는 할아버지의 무릎에 앉은 채, 오래 전부터 사귄 친구 사이처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베스가 돌아갈 때 할아버지는 마치 가의 문 앞까지 바래다 주었습니다. 손을 꼭 잡고 걸어오는 두 사람의 모습이 마치 가의 식구들 눈에 띄었습니다.
조는 몹시 기분이 좋은 듯 깡충깡충 뛰었고, 에이미는 너무 놀란 나머지 창에서 떨어질 뻔했습니다. 메기는 두 손을 높이 든 채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야.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겠는걸.'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