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그들의 나라

그들의 나라

저자
하창수
출판사
eBook21.com 제공
출판일
0000-00-00
등록일
2003-04-02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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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난월이 남자에게로 돌아섰다. 남자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말했다.

'붓과 먹과 종이와 벼루는 단지 죽은 물체라, 또한 제 눈과 손은 자신에 매어 있으니 노예나 마찬가지라, 그러니 그 죽은 물체와 자신의 노예가 하나가 되었을 때 비로소 저 영검한 세계에 사는 달마를 그릴 수가 있어. 취옹 김명국은 그래서 도인이고, 화선(畵仙)이고, 그래서 그의 달마가 조선에서 으뜸이라는 게야. 나는 그림은 잘 모르나 그대가 들고 있는 그 달마가 취옹의 달마에 버금가는 것이라는 생각이네.'

지극한 찬사였다.

'헌데, 이 달마는 그럼 누가 그리신 것인지요?'

'그런 사람이 있어.'

'……?'

멀뚱해 있는 난월에게 남자가 물었다.

'기녀인가?'

'예. 홍제원 부근에서 주가를 하옵니다.'

'이마가 반듯하니 재주가 많겠구만.'

'미천하옵니다.'v '기명(妓名)이 무언가?'

'난월이라 하옵니다.'

'그래. 이제 그 달마는 자네 것일세.'

'예에? 제…… 것이라니요?'

남자가 빙그시 웃었다.

'그걸 그린 작자가 그렇게 하랬으니 그렇게 하는 거여.'

'무슨 말씀이신지……'

'그 그림이 어디 있었던가?'

난월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저 그림들 사이에……'

'그래, 거기 숨겨져 있었지.'

'……'

'그걸 먼저 보는 자가 임자라고 했다네.'

'그럼 일부러 저기다 숨겨놓으셨나요?'

남자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내가 숨겨놓은 게 아니라 그걸 그린 사람이 그러라고 했어. 눈 밝은 자가 있으면 발견할 터이고, 아무도 못 보면 또 그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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