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
낯선 땅, 길이 끝나는 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순결한 사랑과 마주치다
1년간 네 번의 방문, 180일간 네팔에서 머물며 그들과 뒤섞여 살며 사랑했던 충일한 삶의 기록. 이 책은 일반적인 여행에세이처럼 낯선 여행지에서 떠오른 가벼운 생각의 편린을 단편적으로 나열해놓은 책이 아니다. 네팔이라는 순수한 땅에 머물며 만난 사람들, 그들과 함께 웃고 울며 사랑한 기억들을 적어 내려간 진정성 있는 기록들이다. 가난과 남루함이 운명처럼 각인된 사람들, 그들의 오염되지 않은 영혼과 삶의 방식은 경쟁과 속도밖에 남지 않은 우리 사회와 대비되며 가슴 뻐근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또한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연민을 읽을 수 있는 아름답고 다채로운 사진은 그 감동에 몇 미리쯤의 눈물을 더한다. 느림과 공존의 미학이 있는 나라 네팔에 머물며, 살며, 떠나고, 또 잊지 못해 금세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잊고 지냈던 눈부신 생의 아름다움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당신은 어떤 사랑을 하고 있습니까?
인생의 보물섬에서 만난 찬란한 빛, 디빠
다큐멘터리 촬영 차 머물렀던 네팔의 한 가정에서 저자는 운명적인 사랑과 마주친다. 그녀는 ‘찬란한 빛’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집의 큰딸‘디빠’. 삶을 송두리째 다시 쓸 결심까지 할 정도로 저자는 디빠를 가슴 깊이 사랑하게 되고, 두 사람은 내밀한 감정을 교환하며 조심스럽게 마음을 키워간다. 피부색 따위의 사소한 차이들을 뛰어넘어 저자는 디빠에게 청혼하기에 이르는데, 그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이유로 청혼을 거절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아름다운 두 사람이 엇갈리는 지점에서 우리는 순전하고 빛나는 사랑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소중하지만 가장 흔한 단어가 되어버린 ‘사랑’. 한없이 가벼워지고 퇴색된 요즈음의 사랑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그들의 사랑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해왔던 사랑, 당신이 하고 있는 사랑, 당신이 꿈꾸는 사랑은 과연 어떤 모습이냐고.
착하고 순한 눈빛을 가진 사람들과
아름다운 시간의 무늬를 새기다
저자는 각자의 사연을 지닌 많은 이들과 만나면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들을 쌓아간다. 수정처럼 빛나는 아이들, 사랑을 잃고 미쳐버린 남자, 여행객으로 잠깐 스쳐갔던 한국 여대생을 잊지 못하고 기다리는 순수한 네팔 청년, 텔레마케팅을 업으로 하는 기타리스트, 자신을 거리의 철학자라고 지칭하는 19년 경력의 관광 가이드, 늦은 나이에 모국어를 배우기에 열심인 네팔의 어머니들, 그리고 ‘코리안 만체’(한국사람)를 보고 반갑게 말을 걸어오는 저잣거리의 낯모르는 많은 네팔 사람들……. 네팔의 길모퉁이마다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특별함으로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들이 선물하는 가볍지 않은 웃음, 달콤한 눈물은 오래도록 가슴에 머물면서 깊은 여운으로 남아 그곳을 그리워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