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량의 신기한 붓
상상박물관이 펴내는 〈세계의 전래동화〉 첫 번째 권은 중국의 여러 민족 가운데 한족(7편)과 몽골족(4편)의 옛이야기를 엮었습니다. 한족 이야기 중 첫 번째인 ‘감람호가 맑아진 까닭’은 가난하고 성실한 젊은 농사꾼이 사시사철 감람호가 흐린 이유와 늘 쪼들리며 살아야 하는 자신의 신세에 대해 의문을 품고 해답을 찾으러 떠나는 모험담입니다. 젊은이는 멀리 서천의 서방노인에게 해답을 얻으러 가는 길에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용을 만나 각기 그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을 부탁받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서방노인을 만나지만 네 가지를 물을 수 없어 자신의 질문은 제쳐두고 할머니와 할아버지, 용의 물음에 대한 답을 얻어옵니다. 젊은이는 이들의 문제를 풀어주고 금은보화를 얻을 뿐만 아니라 어여쁜 아가씨와 결혼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용에게 받은 야광주로 어머니의 눈도 밝아지고 감람호의 물도 다시는 흐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마량의 신기한 붓’은 붓 한 자루 살 수 없을 만큼 가난하지만 뛰어난 그림 솜씨를 지닌 소년 마량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마량은 한 할아버지로부터 그리는 것은 무엇이든 살아 움직이게 되는 신기한 붓을 선물 받습니다. 마량은 그 붓으로 그림을 그려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줍니다. 그리고 못된 부자가 붓을 빼앗으려 하자 오히려 부자를 궁지에 몰아넣고 골탕 먹여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합니다.
몽골족 이야기 중 ‘울란 바토르 이야기’는 몽골족의 전설적인 영웅 울란 바토르에 관한 설화입니다. 이 이야기에는 먼 옛날 악한 친왕이 지배하던 몽골 초원의 가난한 백성 중 활 솜씨가 뛰어난 울란 바토르라는 청년이 등장합니다. 울란 바토르는 어느 날 아버지의 원수가 친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온갖 역경 끝에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친왕에게 복수를 합니다. 그리고 더욱 훌륭한 영웅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밖에도 요괴할미에게 끌려가 모란꽃이 된 자매가 용감한 형제를 만나 결혼하는 이야기, 옷을 잘 짓는 재간둥이 처녀의 꽃저고리가 봉숭아꽃으로 피어난 사연, 말가죽과 말총으로 만든 몽골 전통의 악기인 마두금의 유래, 소라와 목아의 슬픈 사랑으로 솟아난 불사산 이야기 등 재미있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실려 있습니다.
이렇게 중국의 옛이야기는 가난하지만 선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마침내 행복을 찾고 나쁜 사람들이 벌을 받는 내용이 많습니다. 흥미진진한 한족과 몽골족의 전래동화를 읽으면서, 어린이들은 서로 돕고 착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바른 일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깨우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