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아 보인대도 포기하지 않아요. ‘확률’ 속에는 ‘가능성’이 깃들어 있으니까요. 안 되면 될 때까지, 계속 쓰고 두드려 이룬 작가 입성기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글쓰기와 출간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글쓰기 아카데미의 성행과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독립출판 붐, 그리고 ‘잊고 있던 작가의 꿈을 펼쳐보라’며 글쓰기를 부추기는 플랫폼의 성공까지 곳곳에서 글을 한번 써보라고, 책 내기가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라며 집필 욕구를 북돋는다. 하지만 책 내기가 말처럼 그렇게 쉽냐 하면…… 솔직히 그렇지는 않다. 독립출판은 독립출판대로, 공모전이나 출판사 투고에는 또 그 나름대로의 어려움과 괴로움이 존재한다. 수년간 공모전에 매달렸지만 결국 당선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사람도 부지기수고, 수백 군데 출판사에 투고했지만 아무 데서도 화답을 받지 못한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그저 글쓰기가 좋아서 글을 쓰고 작가를 꿈꾸고 어딘가의 문을 계속해서 두드리는 생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분명 존재한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직접 옮긴 이들의 이야기를 담백하면서도 경쾌하게 담아내는 ‘난생처음 시리즈’의 네 번째 책, 『난생처음 내 책』은 이처럼 글을 쓰고 책을 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출간을 둘러싼 생생한 경험담을 건넨다. 책에는 제목 그대로 ‘내 책’을 만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 출간 전후의 에피소드가 가감 없이 생동감 있게 담겼다. 예순여섯 곳의 출판사에 투고한 끝에 메타소설인 첫 책을 출간하고, 에세이인 두 번째 책은 스물네 곳의 문을 두드린 끝에 출간해낸 작가답게 출간의 여러 방법 중에서도 ‘투고’를 통해 편집자를 만나고 출간을 해낸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전한다.
저자소개
회사원이자 두 아이의 아빠. 그리고 책 쓰기에 누구보다 진심인 사람. 못 말리는 악필로 학창시절에는 연애편지 한번 써보지 못했지만, 악필도 얼마든지 글을 쓸 수 있는 PC통신의 시대를 맞아 키보드와 친구가 된 이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한때 래퍼를 꿈꿨던바, 여러 음악 커뮤니티에 글을 쓰다가 흑인음악 웹진 [리드머] 필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웹을 중심으로 여러 곳에 활발하게 글을 써왔지만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좀처럼 하지 못했다. 책이란 응당 많이 배우고 똑똑한 사람들이나 내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그의 글을 아끼던 커뮤니티 회원의 집필 권유에 본격적으로 ‘출간을 향한 모험’을 시작했다. 메타소설인 첫 책 『작가님? 작가님!』은 예순여섯 곳의 출판사에 글을 보내고서야 책이 될 수 있었고, 두 번째 책 《『힘 빼고 스윙스윙 랄랄라』는 스물네 곳의 출판사에 투고한 후 책이 되었다. 이 책 『난생처음 내 책』은 스무 번의 투고로 이룬 세 번째 결과물이다. 그럴듯한 배경도, 내세울 만한 이력도 없는 무명작가로서 오로지 글만으로 평가받아 세 권의 책을 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글을 쓴다는 것은 외롭고도 두려운 일이지만, 얽히고설킨 생각 더미에서 살살 실마리를 풀어내 백지를 까만색 글자로 채워나가는 작업이 그 무엇보다 즐겁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그 언젠가는 글 쓰는 일을 주업으로 삼고 싶다. 필명 ‘이경’은 아내가 불러주는 이름이다.
목차
프롤로그_글만 본다는 편집자1장 이렇게, 첫 책을 만났습니다인연의 시작, 1만 자의 메일확률 속으로신발과 출판사같은 풍경을 보고 싶어서교정지를 보는 일이 제목에 눈길이 머물 수 있기를// 불안을 견디며 쓰는 사람들에게 책도 자기소개를 합니다도통 실감 나지 않는 일맺음, 그리고 또다시 시작2장 비록 바보처럼 보인대도이상한 편집자편집자님 요즘 뭐 보세요?나의 글재주가 의심될 때나를 뭐라 부르든, 그저 씁니다작가라는 이름의 무게감오탈자 자연발생설읽어주는 사람을 만나는 기적 같은 일// 쓰고 만드는, 바보 같은 이들에게 3장 글쓰기의 기쁨과 슬픔몹시도 외로운 일이지만승마와 글쓰기뼈를 깎는 고통으로퇴고의 법칙, 피가 나는가// 문체 고민, 저만 하나요? 문장부호 하나에도신춘문예 vs. 출판사 투고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L에게, 혹은 놓친 기회 앞에 선 이들에게꺼내 먹습니다그럼에도 제목은 중요하니까머리에서 글이 그려지는 일4장 조금은 능청스럽게홍보도 죽자 사자작가라는 부업// 꿈, 깰까요 꿀까요 덧붙임1_투고 메일, 이렇게 투고했습니다덧붙임2_기획서, 원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