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호 현장에서, 오지여행길에서, 강의실과 도서관에서, 백두대간 길에서 평생 가슴 뛰는 삶, 쓸모 있는 삶이란 어떠한가를 온몸으로 증명해온 한비야. 누구보다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살아온 그녀가 지금,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수차례 삶의 환승역에 서게 된다. 커리어가 바뀌거나 끝날 때, 결혼을 하거나 아이가 태어날 때, 아이를 다 키우고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을 때다. 하지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오늘날에는 많은 이들이 자신의 환승역 앞에서 다음 한 발짝을 내딛기를 두려워한다.
두려움, 외로움, 불안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언제나 무소의 뿔처럼 당당해 보이는 한비야는 어떨까? 그녀 역시 우리처럼 끊임없이 길을 잃고, 헤매고, 길을 찾기 위해 분투했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을 그만두고 6년 전 훌쩍 미국으로 떠났던 한비야가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세계시민학교 교장’, ‘UN 자문위원’으로 돌아와 들려주는, 잔뜩 움츠러든 이들에게 전하는 ‘1그램의 용기’이자 ‘응원의 메시지’이다.
저자소개
지구촌(global village)가 아니라 지구집(global hom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다른나라의 다른 민족들도 진정한 한 공동체 안에 있음을 강조하고 서로 도와야 한다고 말하는 그녀는 오지탐험가에서 NGO의 긴급구호 팀장으로, 이제는 학생으로 청소년과 젊은 여성들의 멘토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숭의여자고등학교 졸업을 했다. 대학입시에서 떨어지고 클래식 다방 DJ, 번역 등의 경험을 쌓으며 가족의 생계에 보탬이 되었다. 그러다 6년 뒤 특별장학생으로 홍익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타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국제홍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제 홍보회사 버슨 마스텔라 한국 지사에서 3년간 근무, 타고난 능력으로 고속 승진의 길을 밟을 수 있었으나 15살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약속한 '세계일주'의 꿈을 접지 못해 사표를 내던지고 세계여행길에 오른다.
7년. 세계 오지 마을을 다니며 겪은 여행 경험을 책으로 펴낸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전4권)과 해남 땅끝 마을에서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우리 땅을 걸어다니며 쓴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등이 센세이셔널한 반향을 일으키며 인기 저자로 단숨에 급부상한다.
그녀는 오지를 다닐 때 지키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고 한다. 육로로만 다닌다, 한곳에서 적어도 일주일 이상 민박을, 한 나라에서는 적어도 한달 이상 있는다, 그리고 생활은 현지인들과 똑같이 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손님일까 생각하던 눈빛이 어느새 친근하게 바뀌면서 곧 친구가 되어버린단다.
그렇게 정말 '바람'처럼 지구를 걸어다니던 오지여행가 한비야씨가 2002년 3월을 기점으로 국제난민운동가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비극의 땅' 아프가니스탄에 발을 딛게 된 이유도 첫 시작은 육로 이동의 원칙을 지키려던 의도에서였다. 그러나 전쟁의 한가운데 있던 아프가니스탄, 그 곳에서 지뢰를 밟아 왼쪽 다리와 오른팔을 잃은 여자 아이가 까만 눈망울을 반짝이며 건넨 '귀한' 빵을 한입 덥석 베어 물어 난민촌 아이들의 친구로 거듭나던 순간, 그녀는 그간의 오지 여행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발견해 내었다.
저자는 말한다 "한순간 어쩔까 망설였다. 이 빵을 이 아이가 먹고 배가 부른 것이 좋은 건지, 내가 먹어 내가 이 아이들의 친구라는 걸 알리는 것이 좋은 건지. 찰나의 망설임 끝에 나는 빵을 받아 한입 베어 물었다. 그러자 같이 있던 아이들이 손뼉을 치고 소리를 지르며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다. 순간 가슴 밑바닥에서 마그마처럼 뜨거운 것이 솟아올라왔다. 그날 나는 마음을 굳혔다. 여행이 끝나면 난민기구에서 일하리라고. 특히 아이들을 위해 나를 아낌없이 쓰겠다고. 돌아보면 국제홍보를 전공한 것도, 7년 간 세계를 돌아다닌 것도 이 일을 하기로 마음먹는 과정, 이 일을 잘하기 위해 운명적으로 거쳐야 했던 과정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한비야,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푸른숲, 2006)
2001년부터 2009년 6월까지 국제 NGO 월드비전에서 긴급구호 팀장으로 일하면서 전세계 구호현장에서 전문 구호 활동가로 일했으며, 네티즌이 만나고 싶은 사람 1위, 여성특위가 뽑은 신지식인 5인 중 한 명, 대학생이 존경하는 인물, 평화를 만드는 100인 등에 선정되었고, 2004년 'YWCA 젊은 지도자 상'을 수상했다. 이후 이론을 갖춘 구호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 2009년 8월 미국 터프츠대학교 국제관계 및 국제법 전문대학원 '플레처스쿨'에 진학해 인도적 지원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그녀가 받은 광고료와 인세로 자신의 문제와 고통뿐 아니라 지구촌의 어려움까지 대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시민 의식 배양을 위해 '세계시민학교 지도밖 행군단'을 구성하였다.
세계 여행 전에는 난민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었고, 처음엔 그저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던 그들인데 아프리카 여행을 끝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그녀에게 어린 소녀와의 만남은 인생을 결정짓게 되는 커다란 사건으로 꼽힌다.
저자는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저는 들국화예요. 늦깎이, 그래요. 사실 사람들마다 생애 최고의 시절이 각각 다르잖아요. 어떤 이는 10대, 어떤 사람은 20대에 맞이하지만 저에게는 아직 안 왔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국화라는 거죠. 가을에 피는 한 송이 들국화." 전쟁이 무서운 것은 사실이나, 만에 하나라도 죽는 장소를 택할 수 있다면 현장에서 인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히고 있다.
저서로는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6인 6색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그건, 사랑이었네』 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는 글 _5
1장 소소한 일상 밀크커피, 24일, 보름달…_15 다 합해서 1만 6,500원 _25 그래, 나 길치다 _29 낙타는 사막에, 호랑이는 숲에 _35 다 내 거야! _40 백두대간, 1천 킬로미터를 걷다 _47 가다가 중지해도 간 만큼 이익이다 _62 할까 말까 할 때는 _69 2장 단단한 생각 보스턴, 뜨겁게 몰두했던 순간들 _75 내 학위 공동 수여자들 _92 여러분은 제 첫 학생이자 첫사랑입니다 _107 검색 대신 사색을 _113 길 위의 기도 _119 악플에 대처하는 법 _129 그래서 그들은 행복했을까? _139 나이 들수록 잘할 수 있는 일 _146 그때 그 일, 미안했어요 _153 몽땅 다 쓰고 가다 _157 3장 각별한 현장 우리가 몰랐던 아프리카 _165 서아프리카로 들어가는 키워드 4 _175 거미줄도 모이면 사자를 묶는다 _184 남수단 파견 일지 _191 서아프리카 리포트 _216 현장, 그 괴로운 천국 _236 그럼, 3일을 더 굶길까요? _243 현장에 답이 있다 _254 중국과 아프리카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나 _262 필리핀의 마욘화산 이야기 _276 4장 씩씩한 발걸음 쑥쑥 커가는 세계시민학교 _285 구호 활동가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_294 특강의 괴로움과 즐거움 _301 산에서 만나는 놈, 사람, 분 _311 나의 백락, 오재식 회장님 _319 우리에게 이런 교황님이! _329 바람의 딸, 그리고 빛의 딸 _338 나의 기도는 이러하게 하소서 _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