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날개마저 부러진 다리 없는 새는적막하게 홀로 하늘을 바라볼 뿐이었다”슬픔 속에 머무는 모든 이를 위한 65편의 시타투이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시인으로 활동하는 파블로다니엘의 첫 책 『자살일기』가 출간되었다. “우울은 병이 아니라 단지 조금 더 서글픈 것일 뿐”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죽음과 등을 맞댄 채 자신의 우울을 글과 그림으로 형상화해 스스럼없이 펼쳐 보인다. 그리고는 되묻는다. 당신의 우울은, 당신의 죽음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느냐고. 이 책에 수록된 65편의 글과 그림은 그의 발자국이다. 때때로 휘청인 데다가 발바닥 생채기에서 난 피 때문에 누군가의 눈에는 산만하고 지저분해 보일 수 있지만 그는 그렇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이야기한다. 살아 있어서 남길 수 있는 흔적이기에.
목차
프롤로그 밤하늘의 발이 밝은 까닭누이가 있는 그곳에도 눈이 내릴까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는 나무 한 그루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저는 살인자입니다 아버지의 장례식 다리 없는 새삶의 규칙 이름 모를 빨간 꽃 피노키오 이야기 아기의 원죄 당신을 닮은 달을 탓할 순 없습니다 새장 안의 세계 안부 지구가 둥글다는 거짓말양초나라는 인간핏빛 바다를 헤엄치는 어류 열두 살 소년의 크리스마스 일기그녀는 나를 사랑함과 동시에 나를 극도로 경계했다 에덴 자장가 비극 정신 나간 예술가의 인터뷰 우물 속 우울 빛마저 잃어버린 별을 두 손에 올리고 나는 한참을 울었네 가지에 앉아 홀로 우는 새 비애 고양이를 위하여 건배 고양이 이야기 독약 악몽을 건네준 아버지 세상에 나오지 못한 글 그저 이유 없이 당신이 싫습니다 어느 쓰레기 시인 밤하늘의 위로 멈추지 못하는 항해 나는 개새끼입니다 작가의 술주정 바다의 유령 행복/불행 나와 도망가자 벼랑 끝에서 그녀와 나눈 이야기 그날 밤은 참으로 이상했었네 거울 속 악마 보이지 않는 실 여인의 편지 그렇게 죄스러운 날을 맞이합니다 여인의 생애 악몽 불행의 조각 추락하는 모든 것 그것을 놀이라 부르기에는 우리에게 너무나도 아름다웠지 태초의 인간 십자가 소년이 눈을 감으면 자네는 이상이 없네 그리운 나의 벗 그들에게는 추락 새들에게는 비상 아버지, 죽여 주세요 나는 이따금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곤 했다 너의 입술을 떠나온 말들 색채를 잃어버리다 불행한 인간 별을 세는 아이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