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우철동
나의 친구 우철동씨
우체국장 우철동씨는
모처럼 공휴일을 집에서 아이들과 즐기다가
갑작스런 電話에 불려 나왔다.
누구인가, 이렇게 나의 친구 우철동씨를
불러 내게 하는 그는.
우리는 여름을 철거하고
2층의 삐걱이는 不安과 만난다.
어디서 돌발된 긴급 사태가
우리의 낡은 지붕을 두드리고
뜨거운 코피잔 속에
가랑잎 구르는 소리가 난다.
누구인가, 이렇게 급살로
우리의 풍경을 바꾸어 놓는 그는.
저기 저 비실비실
도망치듯 빠져 나가는
복면의 사내가
키득키득 웃는다.
女性的인 나의 친구 우철동씨는
그리고 오늘 그의 긴 침묵은
요즘, 주소도 없이 우표도 안 붙이고
갑작스레 날아 들어 온
편지를 받게 된다.
누구인가, 이렇게 발신인도 없이
무례한 편지를 띄워서
우체국장인 우철동씨를
떨게 하는 그는.
나는 다방 2층에서
거리로 나온다.
여기저기 번득이고
숨어 있는 눈초리들
그리고 기슭으로 비켜서는 얼굴들
「여보시오」「여보시오」
음, 그 사내는
아주 생면부지의 사내도 아닌 것 같다.
저 녀석 저 녀석은
나의 친구 우철동씨를 불러 내어
낡은 생철 지붕을 두드리고
코피를 마시던 우리를 엿보던 녀석
발신인도 없는 엽서를 띄워 보내고
내 친구로 하여금 수시로 몰라보게 한 녀석
네 녀석을 정면으로 잘 만났다.
너는 누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