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19세 소년 최관석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대해서 쓴 자전적 에세이다. 독자들은 이제 19세가 된 소년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할 지 모르겠다. 대개의 청소년들이 그렇듯 집, 학교, 학원을 오간 기록이 전부일 거라 생각한다면.
중 2학년 때까지는 관석이도 평탄한 생활을 했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부도를 맞으면서 모든 상황이 역전되었다. 아버지는 채권자들을 피해 도피했고, 갑자기 빚을 떠 안게 된 식구들은 처절하고 비참한 생존싸움을 시작했다.
수업료를 위해 사채를 빌렸다가 순식간에 불어난 빚 때문에 고초를 겪기도 했다. 사채업자는 학교 교실에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렸고,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자 입원료로 나온 보험금조차 삽시간에 앗아갔다. 이 책은 이렇게 또래 아이들보다 한 발 앞서 어른과 사회로부터 홀로서기한 소년의 기록이다.
힘든 현실 속에서도 관석이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 지금 깨달은 건데, 이제부터 이 일들을 즐기기로 했어. 그러지 않고서는 못 견디고 돌아버릴 것 같아.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아. 하나의 게임으로 생각하는 거지. 내가 왜 이런 생각을 여태껏 못했을까?'
역경과 고통을 즐기는 사람만큼 강인한 사람이 있을까. 관석이는 온갖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 삶을 사랑하는 법까지 저절로 배운 것이다. 가족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는 관석이에게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