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인도 여행
『데미안』의 작가로 유명한 헤르만 헤세. 그가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 왔던 인도를 여행하고 쓴 기록문이다. 1911년 9월 4일, 서른네 살의 헤르만 헤세는 그의 인생 중 가장 긴 여행길에 오른다. 목적지는 인도. 인도는 그의 외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선교사로 포교 활동을 했던 곳이며 어머니가 태어나 성장한 곳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 양친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들, 집 안에 놓여 있던 이국적인 기념품들, 여행하는 선교사들에게서 느낀 인도의 분위기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또한 스물일곱 살 때부터 관심 있게 읽던 동양에 관한 이론적 인식을 실제 체험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행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기후, 형편없는 식사, 열악한 위생 상태, 건강, 그리고 예상 밖으로 비싼 물가 등으로 인도 본토의 남부 지역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헤세는 3개월 뒤 돌아오게 된다.
헤세는 이 여행을 통해 동경의 대상이었던 인도에 적잖이 실망하는 한편으로, 더 강렬하게 중국 정신에 심취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동아시아의 지혜와 사상에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 그것은 그후 그의 인생과 작품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으며,「싯다르타」「유리알 유희」등의 문학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