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윤중호 시인 스스로 무난하지 못한 삶이었다고 고백하는 지난 세월, 세상의 뒷골목에서 만난 별종의 사람들 이야기로 '느리게 사는 사람들'을 펴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자리에서 느릿느릿 굼뜨게 자신의 길을 가는 외고집 인생들의 이야기는 시인의 걸쭉한 입담에 실려 시골 잔치 마당의 풍성함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들의 삶은 대개 화려함이나 재바름과는 무관하지만 자신만의 보폭으로 세월을 헤쳐 온 사람들, 그들의 묵은 이야기가 '인간'의 아름다움으로 빛나고 있다. 그 느리지만 속 깊은 환함이 앞으로만 몰아치는 세상의 속도를 반성케 하는 자리, 그것이 '느리게 사는 사람들'의 미덕이다.
'1부 뒷골목 사부에 대한 추억'에는 소설가 강흥규, 이문구, 김성동, 송기원, 시인 신경림, 천상명, 윤재철, 평론가 김종철 등 시인과는 특별한 교분을 나눈 문인들로 글판 사람들의 특별할 것 없는 인간적 모습은 바로 그래서 그들 문학의 엄정함을 더 강렬하게 환기시키며, 문학과 인생에 대한 귀한 성찰의 자리로 우리를 데려간다.
'2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3부 묵은 맛을 살리는 사람들' 에서는 도자기장이, 농사꾼, 재야 디자이너, 소리꾼, 유기 장인, 자수가…등등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으며 한 경지를 이루어가고 있는 외길 장인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구석진 곳에서 성심껏 겸손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진정 소중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저자소개
시인. 1956년 충북 심천에서 태어나 한남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삶의 문학] 동인으로 활동중이며 시집으로 [본동에 내리는 비] [금강에서 ] [천산을 부른다] 가 있다.
나는 참 운이 좋다.
또래 친구들처럼 무난하게 살지 못하고, 사연많고 가슴저리고 아프게 목을 외로 꼬고
떠돌며 살았지만 그렇게 아플 때마다 운 좋게도 참 좋은 분을 많이 만났다. 정규 학교 선생님들이나
책에서 만날 수 있었던 여러 스승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세상을 맥없이 떠돌다 만난
나의 '뒷골목 사부님들'은 또 얼마나 많은신가.
나는 그분들에게 우리 모두가 안쓰럽고 불쌍하기
짝이 없는 중생이라는 걸 진즉 배웠다.
'책을 펴내며'에서
목차
1. 뒷골목 사부에 대한 추억
철저한 세상의 야인- 강홍규
느리지만 마음도 정도 푸짐한 이야기꾼-이문구
눈물 많고 설움 많은 '농무의 시인'-신경림
한평생 저승 갈 때 쓸 노자돈을 마련한 시인-천상병
정규 앞골목 사부님인. 근본주의자-김종철
전직 철학교수 현직 변산농부 모두 어색한-윤구병
넝마주이의 대부-윤팔병
아름다운 건달 농사꾼-한철이 아저씨
놀량학 국가공인 9단.놀량 교수-안종관
글판의 외로운 수도자-김성동
놀다 쉬다 인도까지 갔다와서 다시 놀다 쉬다 하는-송기원
아름다운 생을 찾아 무작정 떠나고 싶은 시인-윤재철
다가설수록 애매하고 애매하면서 정이 드는 징그란 인간-채진홍
2.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국선도의 대들보-청원 허경무 법사
태백산의 들꽃-이석필
자연을 빚는 도자기장이-허기운
왕껍데기와 졸껍데기의 사는 이야기-이덕재
마음밭을 일구는 재래종 인간-김원영
일 욕심 많아서 걱정도 많은 재래종 농사꾼-황진화
가장 자기다운 모습을 찾아주는 재야 디자이너-최효숙
17개의 직업을 가졌던 사내-이기술
맑은 소리를 걸러내어 만드는 세상-김인선
느릿느릿 풀어가는 '하수와 고수'의 세상 읽기- 강병호
부잡스런 졸껍데기의 순정-안천식
국악장이의 못다 한 사랑 이야기-홍석복
3. 묵은 맛을 살리는 사람들
깊은 울림을 만드는 유기 장인-김근수
골수에 묵힌 색을 베어나게 하는-최종관
천년 그리움을 그리는 자수가-최정인
우리 민화를 그리는-서경식
세상의 매듭을 짓는 사람-조일순
아버지 어렸을 적에-기억 찻집
천년 세월에 곰삭은 우리의 마음 -장승
살마다 꽃을 새기는 마음씨-한국의 문살
웃으며 우는 기막힌 익살-탈춤
소박한 사람만이 빚을 수 있는 마음의 그릇-옹기
허망한 세상살이 따뜻하게 감싸안는-짚
삭히고 익혀서 고운 맛을 내는 우리의 정(情)-김치
연기 길을 틔웠던-굴뚝
신명났던 놀이 한마당-대보름
마음을 비워낸 자리로 자연이 스며든 한국 최고의 정원-소쇄원
책을 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