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회상》은 하이네가 만년(1850∼1856)의 병상에서 어느 여인에게 받아쓰도록 한, 지나온 삶의 고백이며 이 책의 첫머리에서 작가 자신이 밝힌 대로 '나의 마음의 벌거벗은 모습'이요, '당신에게 나의 존재와 본질의 기호를 알려줄' '외부의 사건들과 마음속 생각들의 상호작용'이다. 작가가 특유의 위트와 아이러니,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낸 주변 인물들--작가의 부모·조부모·외삼촌·친구·선생·첫사랑의 여인 등--의 행동이나 성격,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은 작가가 살아온 19세기 독일의 사회·정치 현실--복고주의적 보수 세력, 경직된 절대 군주 체제, 그것들과 타협하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시민계층--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풍속도이기도 하다.
저자소개
독일 낭만주의의 마지막 제왕 '하인리히 하이네'
(1797∼1856) 독일의 시인. 괴테와 함께 세계적으로 문학적 명성을 얻은 극소수의 독일 작가들 중의 한 사람이며 많은 비평가들로부터 매우 다양하고도 복합적인 해석과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어 '독일의 모순'을 한몸에 구현한 작가로 인식된다.
즉 초기시에 나타난 꿈과 같은 환상의 세계, 강렬한 주관적 색채, 민요풍의 4행시 등은 그를 낭만적 서정시인으로 규정하게 하지만 후기시에서는 특유의 풍자와 위트, 해학과 아이러니를 구사하여 당시의 복고 반동적 사회·정치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인간 해방과 예술의 자율성을 옹호하는 혁명적 이상주의자로서의 면모, 반전통적 저널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전통을 연결하고, 낭만주의의 쇠퇴와 사실주의의 태동 속에서 온갖 시대적 갈등과 고뇌를 한몸에 지니며 확정지을 수 없는 성격과 무한한 변신으로 형성과 파괴, 부정과 긍정의 내적 분열을 보여준 그는 자신의 말대로 '낡은 독일 낭만주의의 마지막 제왕'이며, 독일시의 새로운 지평을 연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니체는 그를 '독일언어의 첫번째 예술사'라고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