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그 후 이야기
태양이 조금씩 떠오르는 지금, 전 새로운 아침의 희망에 들떠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안녕 내 사랑, 로빈,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자존심 강한 샐리와 고집 센 의사의 티격태격 사랑 이야기
전편의 주인공인 주디 애버트는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후원자이자 부유하며 인간미 넘치는 저비스 펜들리튼과 결혼한다. 그런데 주디가 자란 존 그리어 고아원의 원장 자리가 공석이 된다. 주디가 남편인 저비스가 평의회 회장으로 있는 존 그리어 고아원의 원장으로 평소 자선 사업에 관심이 많던 대학 친구 샐리 맥브라이드를 취임시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유망한 정치가 고든과의 결혼을 앞둔 샐리는 낙후된 고아원의 시설과 여러 가지 난관들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면서 고아원 원장직을 물러나려 하지만 활기차고 건강한 천성과 당돌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고아원을 새롭게 바꾸어 나가기 시작한다.
한편 고아원의 파견 의사 로빈 맥클레이는 스코틀랜드 인 특유의 고집과 무뚝뚝함으로 원장인 샐리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그러나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맥클레이의 인간미와 성실성에 샐리는 차츰 사랑에 빠지고 맥클레이 역시 샐리의 활기찬 매력과 강인한 근성에 반하게 된다. 마침내 고아원의 대형 화재 사건 때 목숨을 걸고 아이들을 구하는 맥클레이의 모습은 그동안 감춰졌던 샐리의 본심을 깨닫게 하여 고든과의 약혼을 파기하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한다.
이 작품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샐리 맥브라이드가 주디 저비스 부부, 맥클레이, 고든 등에게 보내는 편지들에 고아원의 열악한 환경이나 주위의 비뚤어진 시선, 아이들에 대한 애정 어린 이해를 담아 재미있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작품의 원제인 'Dear Enemy'는 샐리가 맥클레이에게 쓰는 편지에 쓰는 말로 고집스럽고 완고한 맥클레이를 부르는 애칭이다. 제목에서 암시하는 대로 '적대 관계'였던 두 사람의 갈등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매개로 해소되는 과정이 이 소설의 뼈대이다. 아울러 편지 속에서 소개되는 다양하고 생동감 있는 인물들은 이 소설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