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으로 보는 건강
꽃보다 화려한 똥의 변신!
쓸모없고 더럽다고 생각한 똥이 커피와 바닐라 향을 만들어 낸다!
사찰에 가보면 화장실 대신 ‘해우소’라는 간판을 볼 수 있다. 근심과 걱정, 번뇌를 한꺼번에 푸는 곳이라는 뜻이다. 음식물 소화가 끝나고 쓸데없는 찌꺼기와 몸속에 침투한 병원균을 대변으로 내보내는 곳이니 전혀 틀린 말은 아닌 듯싶다.
그런데 대변으로 오염이나 에너지 문제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세계 곳곳에서는 코끼리나 캥거루 같은 초식동물 배설물 안에 많이 들어 있는 셀룰로스를 분리해 종이를 만든다. 동물과 사람이 배설한 대변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일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과 한진중공업이 공동으로 ‘축산 바이오가스 생산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맛과 향이 최고급인 루왁 커피는 사향고양이가 잘 익은 커피열매를 골라 먹고 배설하면, 대변에서 커피 씨앗만 가려내 만든다. 그런가 하면 대변에서 나는 불쾌한 냄새는 재스민에서 나는 향기와 구성성분이 비슷하다. 대변 냄새를 유발하는 인돌은 농도가 짙을 땐 불쾌한 냄새를 만들지만, 농도가 옅을 때는 꽃향기가 난다. 쓸모가 없어(?) 바깥으로 버려지는 대변의 상상을 초월하는 변신이 지금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