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퇴선
- 본문 중 -
'…경호는 기생의 얼굴을 바로 쳐다보았다. 둥근 눈이 어린애같이 어리광을 피우고 있다. 두 손으로 경호의 무릎을 흔들며 자꾸 졸라댄다. 경호는 그러나 성이나 난 것 같이 머리를 내저었다. 그는 자신이나 있는 듯이 향란이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다.
“그런 내가 이렇게 폐인이 되는 걸 당신은 내버려 둘려우?”
경호는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해본다. 그가 입원을 한다고 해서 병이 완전히 쾌차할런가가 문제이다. 아닐 때는 병을 고칠 수 있다 쳐도 그 후에 계속하여 유혹과 싸우고 이겨갈 만한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 만일 그가 그러한 굳은 의지를 가졌다면 병원에 입원하지 않아도 넉넉히 고칠 수 있을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