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정신병원장
채만식의 사립정신병원장
W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여덟 살에 백부에게 출계하고 장가를 들었으나 백부의 몰락으로 처가살이를 하다 견디다 못해 분가 하였고 T은행 사원으로 근신히 살아 갔으나 그 마저 그만두게 되어 암담하던 차에 부잣집 아들인 P라는 친구가 공인 증에 걸려 보호할 사람이 필요하게 되어 그 친구를 돌보아 주고 돈과 쌀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사립 정신 병원장이라고 별명을 붙여 주었다. 내가 고향 부모님을 뵈러 와 친구(S K L W)들과 이야기하던 중 W군이 P가 오늘 발작을 일으켜 칼을 들고 자신을 해치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날 밤 친구들은 해동관에 가서 술을 먹게 되었는데 과거 술을 못했던 W군은 술이 많이 늘어 비틀거릴 정도로 많이 먹게 되었다.술 좌석을 끝 맺고 집에 가려하자 W군은 종이를 가져오게 해 음식을 싸가려고 하니 K군이 창피하니 그러지 말라고 한다. 그때 옆에 있던 K를 잘 아는 기생이 비꼬게 되자 W가 기생을 때리게 되고 K는 기생의 편을 들다 W와 K는 싸우게 된다. 술이 워낙 취한 W 는 넘어져 피를 흘리게 되고 주위 친구들이 뜯어 말렸다. K를 먼저 보내고 나니 W군은 정신을 가다듬고 음식 봉지를 찾고 내가 치워 두었던 음식 봉지를 주자 W는 데질을 쳐놓고 자식 복돌이를 부르며 이런 음식 안 먹어도 산다며 목놓아 울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자식을 칼로 찔러 죽이는게 어떻겠냐는 둥 목 졸라 죽이겠다는 둥 모두 메어 놓고 집에 불을 놓아 한꺼번에 죽이겠다 는 둥 하는 말을 한다. "내 자식 죽이면 저희들은 성할 줄 알고 흥 그놈들 내 손에 좀 죽어야 될 껄."하며 별안간 소리쳐 웃었다. 그 이튿 날 부인은 마루에 흠씬 매를 맞아 늘어져 있고 아이들은 기둥에 매져 있었다고 한다. 얼마 후 나에게 L친구로부터 편지가 왔는 데 W는 미쳐 결국 보호하던 K를 칼로 찔러 죽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