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소믈리에
혀끝을 유혹하는 달콤한 와인과 함께하는 30가지 특별한 러브스토리
대한민국 2030 싱글녀의 최신 핫 트랜드 와인, 그리고 영원불멸의 화두 사랑
이 둘에 통通하지 않고는 대화의 자리에 끼기도 힘든 게 오늘의 현실!
그러나 와인도 사랑도 속속들이 알기가 만만찮다는 게 문제다
우아한 와인 파티에서 와인 에티켓을 몰라 창피 당하거나, 얄팍한 지식으로 아는 척, 잘난 척하다 되레 면박 당하는 경우도 심심찮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와인 앞에서만 서면 한껏 주눅이 든다는 사실.
프로페셔널하고 스타일리시한 패션잡지 에디터이면서도 일상에선 꽃미남과 쇼핑에 허덕이는 미미 또한 어느 날 와인 전문가를 자처하는 산짐승 같은 남자에게 어처구니없이 차이게 되는데……
다음날 아침 일찍 걸려온 후배의 전화는 날 경악의 구렁텅이로 빠뜨렸다.
“선배, 왜 그랬어? 오빠가 선배 패션잡지 기자 아닌 것 같대. 생긴 건 그렇게 안 보이는데 너무 무식하다고. 와인 이름이 1865인 걸 1865년산産이라고 했다며?”
“아, 아니야… 그렇지 않아! 내가 찼어. 내가 먼저 집에 갔다고!”
아연실색한 난 미친 듯이 외쳐댔다. 하지만 전화를 끊고 주위를 둘러봤을 때 동료들은 이미 날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었다. 상황은 명백했다. 간발의 차이로 난 무식해서 차인 불쌍한 노처녀가 된 것이다. (본문)
좌충우돌 미미의 사랑과 와인에 대한 깜찍한 도발!
쇼킹한 충격!
억울한 미미는 사랑과 와인의 세계를 정복하기로 결심, 모험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앞에 펼쳐진 길은 달콤한 포도밭이 아니라, 험난한 가시밭길!! 우선 와인의 ‘와’자도 모르니 좋은 와인의 깊은(시큼떨떨한) 맛을 모를 수밖에.
집에 스크루가 있을 턱이 없었다. 식칼과 젓가락, 송곳까지 동원해 코르크를 쑤시다 못해, 이빨로 잘근잘근 파낸 끝에야 코르크 반, 와인 반이 된 혼합물을 밥그릇에 부을 수 있었다. 서로를 향해 ‘썩소’를 지으며 두둥, 하고 밥그릇을 부딪쳤다. 그리고 벌컥벌컥 들이켠 순간!
“우웨엑!”
우리는 서로를 밀치며 화장실로 달려갔다. 세상에 이렇게 떫으면서 쓰고, 혓바닥을 마비시키듯 달라붙으면서 향수 냄새로 가득한 액체가 존재할 수 있다니! 나는 사약을 토해내고 또 토해냈다.
게다가 와인을 통해 사랑마저 완성하려는 욕심쟁이 미미의 일거양득, 일타쌍피, 도랑치고 가재 잡겠다는 야심 찬 계획은 이상하게도 자꾸만 뒤틀린다.
달콤한 와인과 사랑을 찾아가는 한국판 『브리짓존스의 일기』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 있죠. 사람들은 전에 느껴보지 못한 신선한 매력이 있는 상대에게 첫눈에 반하잖아요. 와인도 마찬가지에요. 와인은 같은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같은 빈티지라도 하나하나가 다 달라요. 심지어 마시면서도 끊임없이 변하죠. 나는 와인을 마실 때마다 첫눈에 반하는 흥분을 느껴요. 사람에게도 느끼기 어려운 거죠.”
……
아, 그런가? 나는 서서히 이 젊고 핸섬한 부자에게 빨려들고 있었다. 최근 나는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빨리 우아하게 와인을 즐겨야 한다. 그래서 멋진 남자를 만나 드라마틱한 연애를 해야 한다. 화려한 결혼식으로 주위에 내가 바보가 아니란 걸 보여줘야 한다…. 맹목적 집착에 다름 아니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갑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으로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았다. 내가 왜 여기서 그걸 깨달아야 해? 게다가 왜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롤랑(어느새 롤랑이다.)은 다 이해한다는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가에 물기가 맺히려는 순간 얼굴을 돌려 구름 속으로 사라져가는 태양을 보았다. 산 위에 걸려 푸르스름하기도, 오렌지 빛을 띠기도 하는 햇빛… 롤랑의 눈동자와 비슷한가? 그래, 어쩌면 그가 내 운명의…? 그때 귓가에 닿을 듯 다가온 롤랑의 입술에서 부드러운 속삭임이 뜨겁게 흘러나왔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정식으로 디너에 초대하고 싶어요. 아내(!)와 상의해서 다시 연락할 게요. 바쁘지만 꼭 시간을 내줄 거예요.”
뎅∼ 그제야 거실을 지날 때 사진 속에 누군가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 이래야 정상이지….
미미는 홍콩에서 우연히 만난 프랑스 미남 대부호 '미스터 C'에게 배신당하고, 노처녀 처리반인 가족들에게조차 갖은 핍박을 받는다.
오랜만에 집에 들렀다. 할머니의 폭언이 두려웠지만 하루쯤 자애롭게 대해주시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얼굴이 아주 낡았구나.”
역시… 현관 앞을 지키고 계시던 할머니는 살갑게(?) 나를 맞으셨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서 흡혈귀(세상에 흡혈귀만큼 자극적인 수컷이 또 있을까?)처럼 생긴 남자를 소개받게 되는데…… 예쁘고 착한(?) 미미에게 흡혈귀는 말 그대로 피를 쪽쪽 빨아먹어 급성빈혈을 일으키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미미 씨, 손톱은 잘 안 하시나 봐요?”
“예전엔 자주 갔는데 요즘엔 좀 바쁘네요.”
“바쁜 게 아니라 점점 귀찮아지는 거겠죠. 나이 들면 꾸미는 것도 시들해지잖아요.”
이자가 소믈리에를 죽이더니 어느 틈에 공격 대상을 나로?
“레드 와인 마실 때 여자 손톱이 잘 다듬어진 빨간 색이면 그것처럼 섹시한 게 없어요. 화이트 와인이면 특히 프렌치 네일이 잘 어울리죠.”
이런 변태!
하지만 사랑은 도둑처럼 찾아오는 법이라고 했던가. 툭탁툭탁 흡혈귀와의 좌충우돌 해프닝이 거듭될수록 미미의 마음속에는 서서히 사랑의 싹이 트고……
사랑과 와인을 동시에 사로잡는 알파걸의 필수 트랜디북
천편일률적이고 따분한 연애 매뉴얼 책도, 꼬부랑글씨만 가득한 와인 전문서도 읽는 재미는 꽝!
연애와 와인에 대한 재밌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미미의 자충우돌 모험담에 포복절도하고, 각 장마다 부록으로 붙는 와인 이야기를 함께하다 보면, 어느새 당신 또한 연애와 와인에 대한 자신만의 진실하고 솔직한 노하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2030 알파걸들의 우아한 세계와, 미미가 뛰어노는 바닥(?)인 대한민국 패션잡지 계통에서 벌어지는 재미난 이야기를 속속들이 이야기해줌으로써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버터 냄새나는 이야기보다도 훨씬 피부와 와 닿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