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 장정일 단상
아무 뜻도 없어요
꼭지의 제목처럼 아무런 주제나 의식을 가지지 않고 그때그때 생각나는 대로 쓰고 싶은 대로 쓴 단상모음이다. 장정일의 생각이 가장 많이 드러난 부분으로, 이 꼭지에 실린 한편한편의 글들 속에는 아주 단순한 사물에 대한 인상이나 개인적인 일화에서부터, 『이회창의 아름다운 인생』을 그린 만화가 이현세에게 보냈던 편지, 편집자의 요청을 거절하거나,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작가 선정을 거부한 편지처럼 작가로서 지키고자 하는 자신만의 엄격한 규율에 대한 이야기, DJ DOC의 이하늘과 베이비복스의 2pac 논쟁을 다룬 ‘남근 없는 자의 설움’이나 ‘아침형 인간’을 비웃는 ‘밤샘형 인간’처럼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사건이나 시류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그리고 쓰다가 중단한 소설의 일부 등이 천연색의 만화경처럼 실려 있다.
신작시
시를 발표하지 않았던 장정일이 쓴 신작시 ‘검은 색 통굽 구두’ 연작 6편이 실려 있다.
전영잡감
장정일이 쓴 영화감상평이다. 책을 읽고 독서일기를 썼듯이 영화를 보고 느낀 장정일 특유의 시각이 느껴진다. ‘어둠 속의 댄서’를 보고 무심코 ‘성조기’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을 하기도 하고, ‘쇼 생크 탈출’에서는 주인공을 치밀한 계획하에 살인을 저지른 범인으로 확신하기도 하는 등, 장정일만의 영화감상법을 엿볼 수 있다.
삼국지 시사파일
이 글은 신문에 실었던 칼럼으로 삼국지의 등장인물들과 현재 우리 사회에서 비견될 수 있는 인물들에 대한 글을 묶은 것이다. 이문열은 정신분열적 지식인 공융에, ‘안중근 인권상’을 받은 송두율은 경계인 순욱으로 비유했다.
나의 삼국지 이야기
5년간 삼국지를 붙잡고 중화주의와 남성중심주의를 극복하고 21세기 대한민국에 맞는 삼국지를 새로 쓰기 위해 노력이 담겨 있으며, 자신의 삼국지가 어떤 면에서 황석영, 이문열의 삼국지와 다른지를 설명한다. 특히 그동안 여성독자를 소외시켰던 여성 독자들을 독서의 주체로 세우기 위한 노력 등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