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여 바람 부는 밤에 나는 더 사랑한다
이동녘은 노동자 시인이다. 오방떡 장사와 문방구 주인, 청원경찰, 미용사 등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온갖 노동을 해왔고 지금도 성남에서 달동네 이발사로 일하고 있다. 직접 노동을 해왔고 가난을 겪어보았기에 그의 시는 가난이 주는 고통과 가난한 이웃들의 삶을 같은 눈높이에서 섬세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아픔이 있다. 생생함이 있다.
이동녘은 목회자 시인이다. 천막교회 전도사와 구세군 사관으로 목회를 시작하였고, 구세군 사관 옷을 벗은 이후에도 ‘평상복을 입은 목회자’로서 달동네의 가난한 이웃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섬기는 목회를 해왔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울림이 있다. 아무 시에서나 볼 수 없는 깊이가 있다.
이동녘은 사랑의 시인이다. 잔인한 교통사고로 몇 년간을 병원에 입원해야 했던 처녀를 만나 결혼을 했고, 20여 년 넘게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고 있는 아내를 변함없이 사랑하며 그 사랑을 시로 노래하고 있다. 그의 사랑은 고통을 끌어안는 사랑이며, 가난을 넘어선 사랑이며, 절대자인 신 앞에서 발견한 사랑이다. 그의 사랑은 풀잎 한 포기에도 머물고 있으며, 바람 부는 밤에 더 깊어지는 사랑이다. 그래서 그의 시는 눈물이 스며있고 사람의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이동녘의 시는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