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귀신 잡은 이야기 - 남북 어린이가 함께 보는 전래동화 7
전래동화를 즐겨 읽는 사람이라면 제법 많은 이야기들을 알고 있다. 하지만 북한에 내려오는 전래동화까지 다 알고 있을까? 50년이 넘게 갈라져 있으면서 남과 북은 각자의 성향에 맞추어 전래동화를 채집해 놓았다. 이 책에 실려있는 전래동화들은 어린이들에게 읽히기 위해 억지로 삭제해 놓거나 하지 않아 독자 능력에 따라 나름대로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이제는 함께 살아가야 하는 대상으로서의 북한을 전래동화를 통해 이질성을 회복하는 발판을 만들려고 했던 이 책의 기획의도가 돋보인다. 남쪽 어린이들이 즐겨읽는 전래동화라고 해도 들어보지 못한 것이 많다. 전래동화가 무궁무진하며 다양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책이다.
마음을 괴롭혀 온 부채구신을 꾀로 물리친 개똥이의 재치와 슬기로움을 보여 주는 「부채귀신 잡은 이야기」를 비롯해서 「세며느리」 「부처가 준 사위」 「베감투를 쓴 고양이」 「영리한 꾀동이」 등 우리민족의 지혜와 재치를 담은 이야기가 실려있다. 이밖에도 서로 돕고 다정하게 살아가는 두 이웃집같이 정감 넘치는 이야기들과 말만 많고 게으른 말공부쟁이들같이 이러석고 못난 사람들을 풍자하는 이야기 등 남쪽과 북쪽에서 각각 전래되어 온 24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어 남과 북의 겨레가 오천년의 긴 역사를 함께 살아오면서 같은 생각과 같은 정서를 가꾸어 온 한 민족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