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 Dog and the Cat
개와 고양이는 만나면 왜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을 할까요? 둘이 앙숙이 된 사연을 옛이야기로 익히 들어 알고는 있지만 멀티동화로 감상하는 맛은 또 색다릅니다. 개와 고양이의 살아있는 듯한 표정과 생동감 있는 몸놀림,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구성이 작품에 훨씬 깊이 빠져들게 만들거든요.
개와 고양이의 성격이 대조적으로 잘 그려진 것도 참 재미있습니다. 개는 충직하지만 성격이 좀 급하고, 고양이는 아주 영리하게 묘사되어 있어요. 욕심쟁이 할머니가 훔쳐간 구슬을 찾아오는 데는 개와 고양이가 모두 수고를 했지만 개는 급한 성격 때문에 애 쓴 보람도 없이 마당에서 집을 지키는 신세가 되고, 고양이는 강에 빠뜨린 구슬을 다시 찾아오는 바람에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아주 대접받고 살게 되지요.
어렵게 찾은 구슬을 강에 빠뜨리는 장면에서는 '아이쿠, 저런!' 하는 안타까운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올 정도로 그 장면이 실감납니다. 가난하지만 죽어가는 동물을 나 몰라라 하지 않는 할아버지의 고운 마음씨,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동물들의 됨됨이가 마음 훈훈하게 전해져오고, 구슬을 되찾기 위한 개와 고양이의 흥미진진한 모험도 아주 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