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응칠 역사
안중근은 여순감옥에서 『안응칠역사』와 『동양평화론』을 저술한 것 뿐만 아니라 많은 휘호를 썼다.
"신이나 천사같은 모습으로 글씨를 쓰는 것을 보고 형무소 관리들이 앞을 다투어 비단과 종이를 가져와서 글씨를 받으려고 하였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2월 말에서 3월초의 20일 사이에 200장을 썼다고 한다. 안중근 의사는 자기가 서도가도 아닌데 남에게 붓으로 써 준다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죄수인 자기의 글을 간곡히 청하니 붓글씨를 통해 자기가 의거한 이유를 두고두고 되새겨 줄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매일 몇 시간씩 글을 써 주었다."
안중근은 감옥에서 형 집행을 앞두고 태연한 모습으로 연일 글을 쓰고, 휘호를 써주었다. 『안응칠역사』와 『동양평화론』 그리고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70여 점의 휘호에 나타난 글씨의 '문기(文氣)'를 보면 안중근정신의 실체를 어느 정도 알게 된다. 그것은 혈기나 객기에서 오는 기운이 아닌 고도의 인격수양을 통해서 오는 정기(正氣)의 소산임을 이해하게 된다. 이것은 곧 안중근의 이론적 지식과 실천적 행동을 통해서만 나타나는 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