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전날
- 본문 중 -
'…내일 ─ 음력으로 시월 스무여드렛날은, 서분이, 인숙이, 인호의 아버지, 이 고을 사람들이 항용 이주사라고 부르는 이의 쉰 번째 맞는 생일이다. 환갑도 아닌데 돈 만 원이나 실히 되느니 못 되느니 하는 집 형세로 생일잔치란 엄두도 못 둘 일이건만, 인호가 없는 동안 생일이라고 국 한 그릇 변변히 못 끓이게 해오던 터이고, 아들이 4년 만에 밝은 날을 보게 되는 기쁨을 겸하여, 그리 굉장치는 않아도 갈비 두 채와 살치, 나비등, 엉치 등의 뼈다귀를 들여다 곰국이나 끓이고, 떡말어치나 치고, 부치개질(지짐질)이나 해서 가까운 친지와 문중끼리 술이나 나누고 아침밥을 먹기로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