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아침 제주 몬순 커피를 마신다
제주도에서 우리나라 커피를 마신다고?!
-인생 2막을 제주 커피와 함께 펼치는 커피 농부 탄생기-
노년에 커피를 만나다!
한번 들으면 모를 리 없는 대기업의 임원 출신에, IT전문 솔루션 회사 경영, 마케팅 컨설턴트 그리고 대학 교수를 거치고, 보통 사람들은 한 권이라도 쓰기 어려운 책을 67권이나 출간한 작가인, 한마디로 멋진 삶을 살아온 환갑 넘은 할아버지가 농부가 되었다. 제주도에서 커피 나무를 재배하는 커피 농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커피 농부 역시, TV의 자연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나 볼 법한 멋진 전원주택이 널따란 정원의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고, 집 뒤로는 나지막한 야산과 집 앞으로는 작은 실개천이 흐르는 곳을 배경으로 하는 그런 낭만적인 인생 2막을 준비한다.
지금은 성공이라는 드높은 창공으로 도약하는 커피 농부이지만, 그 역시 이른바 인생 2막을 위한 “도시탈출”의 시작은 낭만적이었다. 이제는 우리나라를 벗어나 동아시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관광지인 제주도에서의 웨딩포토숍 매장 오픈이, 풍요롭고 낭만적인 “황금노년”을 대비한 필살기의 아이템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해마다 제주도를 강타하는 불어 닥치는 태풍에 휘말려 그의 웨딩포토숍 사업도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접게 된다.
그렇다고 여기서 그만둘 커피 농부도 아니었다. 도시에서의 화이트칼라 생활로 몸에 배인 자존심을 내려놓고,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한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것이 바로 커피다. 커피 농부는 여태껏 제 손으로 커피 한 번 타서 마시지 못했다. 남들이 타주는 커피만 마셔본 그가 과연 커피 비즈니스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커피라면 이른바 ‘다방 커피’밖에 몰랐던 커피 농부는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듯이, 남들과 차별화된 커피 아이템을 개발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한다. 나아가 커피 맛은 물론이고, 매장의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커피 농부는 차별화에 집중한다. 제주도를 철마다 할퀴고 지나가는 태풍을 무시라도 하듯, 카페의 창을 하나의 커다란 통 유리로 설치하는 대목은 독자라면 어떤 통쾌한 느낌까지 전달받을 것이다.
신선하고 독특한 커피를 만들다!
커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고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커피 농부는 커피의 맛이 이를테면 콩에서 시작한다는 데에서 착안한다. 누룩을 이용해 커피를 발효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 것이다. 원두가 썩어서 제대로 발효되지 않을 때가 많았지만, 숱한 실패를 딛고 마침내 발효 커피를 얻게 된다. 그렇게 해서 세상에 나온 커피가 “제주 몬순 커피”이다.
한번 발을 내딛은 커피의 세계에서 커피 농부의 호기심은 계속해서 빛을 발한다. 발효 커피를 시작으로, 한라산 삼나무를 사용해서 만든 숙성 커피인 “한라 자바”는 신 맛을 특별히 강화시킨 커피로서 그 독특함을 자랑한다. 또한 커피와 황금의 ‘믹스’한 “황금 커피”는 커피에 황금 가루를 뿌려 마시는 커피이다.
커피 농부는 황금 외에도 제주도 특산품인 감귤을 선택해서 커피와의 ‘믹스’를 시도한다. 홍차에 레몬을 띄워 마시는 것처럼 아메리카 커피에 제주도산 감귤 슬라이스를 곁들여 마시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 “제주카노”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커피 농부의 웬만한 호기심과 집중력에 기초한 발상의 전환이 아니면 접하기 어려운 커피 메뉴를 마셔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