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1세대 정치평론가 유창선은 왜 인문학 책을 썼을까?
세상이 정치 때문에 시끄럽다. 이럴 때 가장 바쁜 사람들이 정치평론가다. 각종 방송에서는 이들을 모셔 선거의 판세를 듣기에 바쁘다. 그런데 제1세대 정치평론가인 유창선 박사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방송에서 이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뜻밖에 우리의 삶의 내면을 인문학의 시선으로 돌아보는 책을 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이 정치의 계절에 인문학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그동안 혼자 칩거하다시피 하면서 인문학 공부를 계속해왔다. 이제는 정치가 아닌 삶을 공부하고 말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정치에 많은 기대와 미련을 가졌지만, 정치는 결국 우리를 구원해줄 수 없었다. 그 대신 우리의 삶은 우리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공부하고 생각해온 것들을 이 힘든 시대를 함께 사는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이 책은 상처받고 좌절했지만, 그래도 주저앉지 않고 내 힘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정치평론가 생활을 하면서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자신의 활동이 좌우되는 일을 많이 겪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이 외부에 의해 휘둘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내 삶의 주인은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이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그 생각들을 써내려갔다고 말한다.
저자는 세상을 사는 것이 원래부터 힘든 일이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한다. 생존과 욕망에 눈멀지 않아도 되는 착한 세상에 대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힘든 삶이 크게 달라지는 일은 쉽지 않을 것임을 저자는 숨기지 않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어려울수록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 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하고 싶은 얘기였다. 정치보다도, 어떤 이념보다도 우선해야 할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며, 그를 위해 우리는 더 넓고 깊어져야 한다는 것, 저자가 우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것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사람, 사랑,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예의이다.
삶이 힘들 때마다 우리는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 지금 이것이 내가 원했던 삶인가? ’‘ 이렇게 사는 게 인간답게 살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답을 준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시대에 어떻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 함께 손을 잡고 고민하게 한다. 끝없이 강요받는 경쟁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얼굴을 잃어 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나를 돌아볼 시간이다. 그러나 나를 돌아본다는 것은 밀실 속으로의 도피를 의미하지 않는다. 자기배려를 통해 나를 새롭게 만들어갈 때,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과 손잡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잃어버린 나를 찾을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우리는 어떻게 하다가 자신을 잃어버렸던 것일까. 살기 위해, 아니 살아남기 위해 너무도 정신없이 달려왔다. 이제야 잃어버린 나의 빈 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저자는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한 동행에 손잡아 주며 함께 나서고 있다. 이 책은 문학, 철학, 역사, 예술의 영역에서 나오는 많은 이야기와 사례들을 우리 삶의 문제와 연결시키고 있다. 저자는 인문학의 각 영역을 넘나들며 오늘 우리의 삶을 생각할 수 있는 주옥같은 텍스트들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인문학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울림이 어떤 것인가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더 이상 공허한 관념의 인문학이 아닌, 지금 이 시간 나의 삶을 돌아보는 인문학이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시선을 강요하지 않는다.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할 여운을 남기며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긴다. 무거울 것 같았던 인문학 책이 내 삶의 동반자처럼 느껴지는 이유이다. 이 책은 한번 읽고 던지는 책이 아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자기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고 성찰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영혼을 지키는 삶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살아가면서 곁에 두고 오래 오래 꺼내 읽을 책이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오랫동안 방송과 신문, 잡지, SNS 등 다양한 매체에서 진보적 정치평론가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한림대 사회학과, 경희사이버대 NGO학과에서 외래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사회와 정치에 대한 명쾌한 분석으로 많은 고정팬을 확보할 정도로 신망과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세력이 정권을 잡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진실에 눈 감고 적당히 시류에 맞추면서 살 수 없었던 성정 탓인지, 방송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고독한 시간, 저자는 내면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외부 환경에 따라 좌우되는 삶이 아닌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자연스럽게 인문학 책을 다시 집어 들고 수험생처럼 읽고 쓰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동네 독서실에서 저자는 시공간을 초월해 수많은 삶의 동지들을 만나게 된다. 자신의 시대 속에서 진실된 삶을 고민했던 역사 속 지성들의 주옥같은 저작은 자신을 지키며 사는 길이 무엇인지 사유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지금은 책과 강연을 통해 인문학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먹고사느라 사유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사유의 힘을 알리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다. 저서로는 고전에서 삶의 지혜와 통찰을 찾을 것을 강조하는 책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새빛, 2016)가 있고, 정치평론집 『정치의 재발견』 (지식프레임, 2012), 『핫이슈 2017』(시사저널, 2016) 등이 있다.
프롤로그 나는 내 생각의 주인인가
인간이 생각한다는 것 ? 10
인간에게는 자신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 ? 15
1장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출구가 보이지 않는 시대 ? 24
진실은 원래 불편한 것이다 ? 26
허위에 가리워진 행복에서 탈출하기 ? 28
동굴 밖으로 나갈 용기가 있는가 ? 30 나의 소중한 삶, 어떻게 살 것인가 ? 32
2장 우리는 왜 불안한가
인간은 원래부터 불안한 존재이다 ? 38
사회가 강요하는 불안 ? 40
근대 사회에도 불안이 계속된 이유 ? 42
불안은 고통이 아닌 자유의 가능성 ? 49
탐욕은 우리를 불안의 굴레에 가둔다 ? 51
사람에게 필요한 땅은 많지 않다 ? 53
독방에서 나와서 손 잡아라 ? 57
3장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 62
인간의 자유 의지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 65
과학에 대한 인문학의 시선 ? 67
어느 것이 진짜 내 얼굴인가 ? 70
페르소나 뒤에 숨어있는 내 얼굴 ? 73
정체성을 고백하지 않을 권리 ? 77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의미했던 것 ? 80
자기배려를 통해 자신을 돌보는 노력 ? 83
진실의 용기와 도덕의 법칙 ? 85
4장 자존감, 삶의 마중물
왜 자존감에 인생을 걸었을까 ? 90
자존감에 목숨 걸었던 철학자들 ? 92
자존감을 지키며 독배를 든 소크라테스 ? 95
자존감은 내가 중심이 되는 삶이다 ? 99
자기도취에 빠진 나르시시즘의 위험성 ? 101
아모르 파티, 나 자신을 사랑하라 ? 104
내 하고 싶은 일에 모든 것 걸어보았나 ? 107
자존감은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 111
5장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 ? 118
안티고네의 조건 없는 사랑 ? 120
분노를 다스릴 줄 아는 능력 ? 122
분노, 혁명과 공포의 두 얼굴 ? 125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지 말라 ? 127
성찰 없는 이념의 위험성 ? 129
예수의 부활을 의심했던 도마 ? 132
혁명적 이념의 출발도 사람이었다 ? 134
영원한 것은 푸른 생명의 나무 ? 135
내 얼굴을 잃지 않는 삶 ? 138
6장 고통에도 의미가 있는 걸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 ? 144
라오콘은 왜 비명을 지르지 않았을까 ? 147
고통을 드러낼 것인가, 참을 것인가 ? 150
고통스러웠기에 깨어있었던 니체 ? 153
병은 살아있는 자에게만 걸린다 ? 155
고흐, 가난 속에서 불태운 열정 ? 157
고통이 그들의 영혼을 깨운다 ? 159
왜 아직도 고통을 말하는가 ? 160
암흑의 시대에도 새싹은 텄다 ? 162
시지프적 고통의 깨어남 ? 165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고통의 윤리 ? 166
7장 부끄러움을 아는 인간
제우스는 인간에게 부끄러움을 줬다 ? 171
부끄러움,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 ? 174
스스로 견딜 수 없는 부끄러움들 ? 175
아우슈비츠 이후에 시를 쓸 수 있는가 ? 177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 ? 179
자기심판, 부끄러움에 대한 책임 ? 184
소시민적 삶의 자괴감 ? 186
새로운 윤리를 만들어내는 고통스러운 과정 ? 190
8장 죽음을 기억하는 삶
우리는 죽음을 통해 삶을 생각한다 ? 197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 하는 이유 ? 200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현인들 ? 202
태어나고서 죽어가는 것은 자연의 순리 ? 204
늙어간다고 변화를 포기하지 말라 ? 207
자살은 존엄사가 될 수 있는가 ? 209
역사에서 자살이 금지되었던 이유 ? 211
죽음을 기억하라, 삶이 달라질 것이다 ? 214
9장 손잡을 수 있는 용기
억지로 만들어낸 희망의 한계 ? 222
정의는 과연 이기는 것일까 ? 223
박탈감이 낳는 정의의 결핍 ? 225
손잡는 아름다운 연대의 힘 ? 227
우리는 꼭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 231
나와 무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233
어느 대학생의 외로운 죽음 ? 237
풀은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 239
에필로그 내가 만들어가는 나
통념은 시대를 넘지 못한다 ? 244
내 생각은 다르다고 말할 용기 ? 245
생각은 사람을, 사람은 세상을 바꾼다 ? 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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