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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하는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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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하는 세계사

저자
이청훈 저
출판사
웨일북
출판일
2019-03-05
등록일
2019-06-11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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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 속으로

여권은 각 나라가 발행하는 국제 신분증이다. 그렇지만 여권은 한 나라의 문화가 그대로 드러나는 물건이기도 하다. 반지, 목걸이 같은 물건이 한 사람의 개성을 드러내듯이 여권은 한 나라의 개성을 드러낸다. 그리고 오늘도 세계인들은 각자의 손에 자기 나라의 여권을 들고 세계를 여행한다. 그리고 동시대의 세계인들이 그 여권을 접한다.
pp.4

그의 세 번째 목표는 아직 그 결과를 모른다. 인간이 암을 정복하는 날이 올지, 아니면 영원히 오지 않을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인류가 품었던 많은 희망들이 그랬듯이 실현될 가능성은 있다. 어쩌면 인류 전체가 그날을 위해 지금도 마라톤을 벌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테리 폭스가 남기고 간 희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캐나다 여권을 덮는다.
pp.29

해외여행의 시대다. 오늘날처럼 해외여행이 자유로웠던 때가 있었을까? 우리는 과거 어느 세대보다 멀리, 많은 곳에 간다. 세계를 정복했다는 알렉산더 대왕도 인도까지 갔을 뿐이었다. 마르코 폴로가 만약 오늘날 지구촌 배낭여행자들 앞에 선다면 명함도 못 내밀 것이다. 적어도 여행에서만큼은 현 세대가 과거 어느 세대보다 더 넓은 세상을 산다.
pp.30

미국 여권의 마지막 장은 이렇게 가슴 먹먹한 우주를 담고 있다. 한쪽에서는 우주 개발 역사상 최악의 참사였던 챌린저호를 상기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미지의 암흑을 뚫고 들어가는 보이저호의 모습을 담고 있다.
pp.43

원인이야 어쨌든 뉴질랜드에서 백인들과 마오리족의 관계는 비교적 원만하게 유지되어왔다. 이러한 역사를 배경으로 뉴질랜드 정부는 토속 문화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언어도 마오리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다.
pp.63

어느 여권이는 공통적으로 표지의 중앙에는 그림이 있다. 이는 국가의 문장(紋章)이다. 줄여서 국장이라고도 한다. 국기(國旗)처럼 국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유래는 중세 서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pp.68

특히 1867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는 중요한 계기였다. 이 박람회장에 ‘일본관’이 설치되고 그곳에서 판화가 전시되자 그 파급력은 굉장했다. 자포니즘(Japonism)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유럽인들의 일본 문화에 대한 열광을 표현하는 말이었다. 먼 훗날 일본이 자국 여권의 배경 그림으로 사용하게 될 판화 그림의 국제적 데뷔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pp.74




한국 여권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의 문화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역사적 소재들을 여권 디자인에 많이 이용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인간 정신의 궁극의 수준까지 예술 정신을 발휘했던 사물들이 여권을 채우고 있다. 거기에는 다보탑 같은 외형적인 문화유산도 있고 훈민정음 같은 무형의 문화유산도 있다. 그렇지만 공통적으로 ‘문화’가 배어 있다.
pp.106

1920년 회의에서 국제연맹은 몇 가지 중요한 결정을 했다. 먼저 여권의 표지를 속지와 달리 딱딱한 재질로 쓰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표지의 중앙 부분에는 여권 발행국의 국가 문장을 넣기로 결정했다. 지금 우리가 여권에 국기가 아닌 국가 문장을 쓰고 있는 관행이 이때 정해진 것이다.
pp.109

중국의 행정구역은 22개의 성, 5개의 소수민족 자치구, 4개의 직할시, 2개의 특별행정구로 구성되어 있다. 단위로 하면 총 33개다. 이 33개 명소에 전국적 명소를 추가해 최종적으로는 37곳의 명소가 여권에서 다뤄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여권이 각각 13개 소재를 다루는 것에 비하면 확실히 많은 숫자다.
pp.124

기계판독여권이 등장하면서, 난필의 손글씨를 읽느라 고민할 필요도 없어졌다. 앞서 보았던 것처럼 형태가 비슷한 숫자와 문자를 혼동할 일도 사라졌다. 숫자 0과 문자 O, 숫자 1과 문자 I, 숫자 2와 문자 Z 같은 경우는 대표적으로 혼동하기 쉬운 경우인데, 이제 그런 고민이 사라졌다. 여권에서 세계적인 ‘도량형 통일’이 이뤄진 것이다.
pp.132

여권이 국가가 자국민에게 발행하는 증명서라면, 비자는 외국인에게 발행하는 허가서다. 쉽게 말해 한국인 홍길동이 미국 하버드대학교에 유학을 갈 경우, 홍길동은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대한민국 여권을 발급받고, 미국 정부로부터는 미국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pp.178

독일 여권은 곳곳에서 독일의 상징 ‘검은 독수리’를 보여준다. 여권 표지에도 ‘연방 독수리(Bundesadler)’라는 명칭을 가진 검은 독수리가 표지 중앙에 금박으로 인쇄되어 있다. 바탕색은 유럽연합의 공통 색상인 붉은 계열의 버건디색이다. 여권을 뜻하는 독일어 ‘Reisepass’가 아래쪽에 쓰여 있다.
pp.198

확실한 건 여권의 외형적 변화가 계속되리라는 것이다. 벌써부터 관찰되는 변화가 하나 있다. 여권의 재질이다. 지금까지 여권은 종이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최근에는 플라스틱 재질로 여권의 일부를 만드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서양 일부 국가에서 지폐를 종이가 아닌 폴리머 재질로 만들기 시작한 것과 비슷한 변화다.
p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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