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서자들 1
책이 있는 곳에 늘 그들이 있었다
분서자들이……
『분서자들』 3부작은 프랑스 투르 대학에서 예술사와 고고학을 전공한 마린 카르테롱의 데뷔 소설로, 데뷔작으로는 이례적으로 65000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프랑스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간의 사상을 통제하고 역사를 은폐하기 위해 책을 태우는 자들, 즉 분서자들과 그들로부터 책을 지키기 위해 25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맞서왔던 비밀 결사단의 대결을 그린 소설로 시공을 넘나드는 대담한 미스터리와 유머러스한 입담, 책의 종말을 막아야 한다는 묵직한 주제의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정의롭지만 무모한 성격으로 매번 문제만 일으키는 철부지 오빠 오귀스트, 단순명료하고 논리적인 시선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보란 듯 비틀며 웃음과 폭소를 자아내는 천재 아스퍼거 증후군 소녀 세자린, 두 대조적인 캐릭터의 유쾌한 활약이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책을 수호하는 비밀 결사단의 창립자라는 팩션 소설의 요소를 발단으로 하여 시작되는 이야기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연상시키는 고고학적 재미에 영화 [베스트 키드]와 이소룡의 무술이 떠오르는 액션 장면으로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시리즈는 중반으로 치달아 ‘분서’의 현대적 변형을 보여주며 기발한 공상과학적 상상력으로 책의 오늘과 미래를 예견한다.
책을 불태우는 야만적 행위라고 하면 나치즘이나 기원전 진시황의 ‘분서갱유’를 떠올리기 쉽지만, 여러 국가단체에서 해마다 발표되는 각종 금서와 국사를 획일화하려는 일부 움직임을 보면 우리는 여전히『분서자들』의 설정이 낯설지 않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모른다. 『분서자들』에서 책의 종말을 막기 위해 두 어린 소년이 펼치는 모험은 우리에게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과 과제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