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시 천년을 걷다!”
조심스럽게 속살을 드러낸 ‘천년 왕성’ 월성의 발굴 현장과
월성 안과 밖의 유적지를 눈으로 보고 발로 밟으며
거대하고 아득한 시간의 흔적에 다가가다
해마다 관광객이 10퍼센트 이상 증가하고 한해 방문객 수만 1,270만 명이(2019년 기준) 넘는 도시 경주. 대한민국 최고의 역사 유적 도시로서 수학여행의 단골코스이자, 힙한 황리단길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경주가 품고 있는 역사와 공간적 의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제1회 세계문학상 당선작으로 20만 부가 넘게 판매된 베스트셀러『미실』의 김별아 작가가 ‘제대로’ 경주를 만나기 위해, 2019년부터 경주 월성과 그 주변 지역을 답사하고 취재하여 신작 산문집『월성을 걷는 시간』을 펴냈다. 2019년부터 [경북매일신문]에 약 1년간 연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추가 답사와 보충을 거쳐 완성하였다. 색공지신이었던 여인 미실을 중심으로 신라 왕실의 권력 암투를 그린 작품의 작가가 그 주요무대였던 신라 왕성 월성의 발굴현장을 실제로 걷고 기록한 만큼, 독특한 시각과 문학적 감수성이 어우러져 경주 답사기의 새로운 획을 긋는다.
저자소개
1969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1993년 실천문학에 「닫힌 문 밖의 바람소리」를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2005년 장편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데뷔 초기 사회변화와 함께 불어닥친 혼란을 개인적 감성으로 써내려간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개인적 체험』을 발표해 젊은 작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이후 소재의 다각화에 몰두한 『축구전쟁』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의 대표작 『미실』은 '화랑세기'에 기록된 신비의 여인, 미실을 천오백 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현대에 되살린 소설이다. 타고난 미색으로 진흥제, 진지제, 진평제와 사다함 등 당대 영웅호걸들을 녹여내고 신라왕실의 권력을 장악해 간 미실의 일대기를 통해 현대와 같은 성모럴이 확립되기 전의 여성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작가는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요녀로 전락하지 않은 자유로운 혼의 여인과 그런 여인이 가능했던 신라를 그려낸다. 또한 가장 자연스러운 여성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이 작품은 적극적인 탐구 정신, 작가적 상상력, 호방한 서사 구조를 바탕으로 그간 우리 문학에서 만나지 못했던 전혀 새롭고 개성적인 여성상을 그려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스럽고도 우아한 문체 속에 거침없는 성애 묘사가 소설과 역사를 읽는 묘미를 풍성하게 해준다.
『가족 판타지』에서 작가는 아이와 그녀의 사랑이, 그가 중심이 되어 이루고 있는 가족 관계가, 그리고 전통적 가족의 범위를 벗어난 확장된 관계로서의 가족이 인류애와 박애주의로 연대하는 것을 꿈꾸고 내일에 저당 잡히지 않은 오늘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 혼자서도 행복하고, 헤어져서도 행복하고, 다시 만나서도 행복하고, 상처와 장애와 실패와 절망 속에서마저 행복할 수 있는 것이 그가 희망하는 가족 판타지를 넘어선 가족의 참모습을 제시하였다.
‘일본 천황가 폭탄 투척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조선 청년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치명적 사랑을 그린 『열애』에서 작가는 『미실』에 이어 다시 한 번 가열 차게 벼린 내공 풍부한 역사소설을 선보인다. 일본제국주의와 식민지 간의 관계, 일본 내의 식민지였던 가네다 후미코, 일본 사상사에서 후미코의 의미, 아나키스트이자 허무주의자이며, 테러리스트이자 시인인 박열의 투쟁 그리고 이들의 사랑을 버무려 그저 ‘조선인 독립운동가와 일본인 아내'라는 한 문장으로 일축되었던 이들을 생생하게 복원하였다. 국경, 이념, 죽음까지도 초월한 ‘인간의 인간에 대한 사랑’, 즉 인류의 숭고한 가치인 휴머니즘이 발로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에세이집 『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에서는 상처와 시련이 바닥을 치는 고통 속에서도, 죽도록 사랑할 수 있는 지금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귀하고 감사한 일인지. 저자는 자신이 책과 시를 읽으며 삶과 사랑을 사유하고 길을 찾아간 경험을 토대로 눈물 흘리고 힘을 얻고 닫힌 마음을 열었던 그의 지난한 기억들을 글로 담아냈다.
소설집으로 『꿈의 부족』, 장편소설 『미실』, 『열애』, 『내 마음의 포르노그라피』, 『개인적 체험』, 『축구전쟁』, 『영영이별 영이별』, 『논개1, 2』, 『백범』, 『열애』, 『가미가제 독고다이』, 『채홍』, 『불의 꽃』,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탄실』, 『구월의 살인』, 산문집 『톨스토이처럼 죽고 싶다』, 『식구-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 『가족 판타지』, 『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삶은 홀수다』, 『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스무 살 아들에게』, 『빛나는 말 가만한 생각』, 어린이책 『김순남』, 『장화홍련전』, 『치마폭에 꿈을 그린 신사임당』, 『거짓말쟁이』, 그림책 『네가 아니었다면』, 청소년 평전 『찰리채플린』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천년 왕성, 월성의 모든 시간
1장 천년을 잠들어 있던 도시
처음 만난 월성, 다시 만난 월성 조심스레 얼굴을 드러낸 역사의 속살
정치의 무대, 권력의 각축장 문헌 속의 월성 1 『삼국사기』
신비와 이적이 난무하는 고대 판타지 문헌 속의 월성 2 『삼국유사』와 『화랑세기』
폐허를 노래하다 문학과 월성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오세요! 월성이랑과 월성 걷기
· 건물이 무너지면 짓고 또 지었던, 신라 사람들의 삶의 터전
이종훈 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소장 인터뷰
2장 시간을 더듬어 만난 삶의 흔적 _월성 안의 이야기
성벽 아래 묻힌 두 구의 시신 월성의 미스터리
새끼손가락만 한 이방인 월성에서 발견된 토우, 원성왕릉, 그리고 처용
신라인의 밥상을 찾아서 월성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월성, 흐르다 신라인들의 생명줄 경주 하천
아, 신라의 밤이여! 풍류의 밤, 밤의 월성
연못에서 쏟아져 나온 신라 동궁과 월지 1
마침내 물 밖으로 나온 보물들 동궁과 월지 2
신라 시대의 술 게임 동궁과 월지 3
천년 전의 전염병과 화장실 동궁과 월지 4
· “온종일 건지는 것 하나 없이 흙만 팔지라도” 권세규 월성 발굴 작업반장 인터뷰
3장 신라, 무엇을 꿈꾸었던가 _월성 밖의 이야기
망자의 집을 찾아서 왕릉, 월성의 주인들이 묻힌 곳
믿음의 길, 불국사에서 석굴암까지 월성의 주인들이 꿈꾼 세상
황룡사지, 폐허에 서다 화려했던 왕실의 위엄과 자존심
진정한 왕의 길, 영웅의 길 감은사지에서 대왕암까지
개의 이빨처럼 맞물려 있던 시절 신라·고구려·백제 왕성 비교
권력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엿보다 진평왕릉과 명활산성을 걸으며
사랑하는 만큼 기억한다 ‘그들’이 있었기에 존재한 신라와 월성
에필로그|다시, 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