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모습과 말하는 것은 닮은 꼴이지만 아버지의 재능, 부지런함, 명민함을 제대로 물려받지 못한 저는/ 아버지가 하신 일, 아버지가 하시고 싶으셨던 일까지 모두 닮고 싶어/ 아버지가 보셨던 것과 똑같은 강, 똑같은 하늘, 똑같은 길을 보며/아버지를 생각합니다….'
한국 영문학계의 태두인 고(2) 장왕록 박사(1924~94)를 기리며 그의 딸 장영희(52) 서강대 영문과 교수가 하늘나라로 띄운 편지다. 편지 내용처럼 영문학자로, 교수로, 번역가로, 수필가로 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똑같이 걷고 있는 그는 장 박사의 10주기를 기념해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을 펴냈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생전에 장왕록 교수가 펴냈던 수필집에서 발췌한 글과 그 외 신문 , 잡지에 기고했던 유고를 보태 엮었다. 여기에 10주기를 추모하는 이해인 수녀의 추모시와 장영희가 아버지에게 쓴 20년 늦은 편지 등을 함께 수록했다. 장영희 교수가 2001년 안식년으로 미국 보스턴에 거주할 때 쓴 ‘20년 늦은 편지’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이 잘 베어 있어 가슴 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