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인 이야기
“백 년을 하루처럼, 하루를 백 년처럼”
세계적인 장수과학자 박상철 교수가 지난 2001년부터 전국을 돌며 직접 만난 우리나라 백세인(百歲人, centenarian)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담았다. 2000년 말을 기점으로 백세인의 수가 미국은 6만 명을 넘었고, 일본 1만 5,000명, 우리나라도 2,000명을 넘었다는 조사 결과로도 알 수 있듯이 백세인과 같은 초고령자들은 우리 생활 주변 곳곳에 실재하고 있다.
초고령자들의 장수 비결에 초점을 맞춘 여타 건강 도서들과는 달리 이 책은 백 년을 살아온 인간의 사랑과 아픔, 안타까움, 반가움, 그리움 등 삶의 희로애락을 솔직 담백한 백세인의 음성을 통해 고스란히 담았다.
젊었을 때 한몫한 외모에 자부심이 여전한 백세 할머니를 비롯하여 옛날에 즐기던 가락을 아직도 메들리로 부르는 백세인, 사랑하지 않으면 어찌 살겠냐며 두 손을 맞잡는 백년해로 부부까지. 그들을 둘러싼 자식과 며느리, 이웃들의 이야기까지 보태 어느새 우리 시대 ‘장수가족 이야기’가 된다.
저자는 백세인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결국 장수 비결이 특별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감정에 충실하며 특히 가족 간의 사랑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일깨우며 건강 장수가 자연의 순리임을 강조한다.
또한 한센인들이 모여 사는 소록도와, 장수 선진국 일본과 이탈리아의 백세인들을 직접 소개하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특히 12세에 발병, 17세에 소록도에 들어와 85년째 살고 있는 소록도 최장수 백세인을 비롯하여 복권이라도 사서 당첨되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뿌려 주고 싶다는 한센병 백세인의 소망과 오로지 생존을 위해 함께 살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다른 사람을 만나 짝을 이루는 것이 자연스러운 소록도에서의 삶 등에 주목하게 된다.
아울러 아직까지 ‘초超백세인(supercentenarian)’이라고 불리는 110세를 넘은 어르신을 만나지 못한 게 아쉽지만, 지금까지 만났던 모든 백세인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아 우리나라에도 초백세인이 등장하기를 염원하는 저자의 간절한 마음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