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왕릉은 최고 권력자의 유택이라 당대 최고의 자재와 기술, 노동력을 동원하여 최대 규모로 화려하게 축조된다. 따라서 왕릉은 해당 왕조의 정치력과 경제력은 물론 심미안, 기술력 등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하여 흔히 ‘고대사의 블랙박스’에 비유되곤 한다. 이 책은 세계유산 리스트에 올라 있는 왕릉 가운데 세계문화사적으로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직접 찾아보고 살펴본 테마 기행서이다. 특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트로이전쟁의 영웅 아가멤논 등 고대 그리스 왕릉 등을 비롯해 한중 고대사의 뜨거운 감자인 고구려 고분 등을 취재, 사진과 함께 상세하게 그 시대의 역사를 복원하고 있다.
왕릉은 대개의 경우, 지하에 건설되므로 도굴만 피한다면 오랫동안 원래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문헌자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실물을 통해 과거 역사를 연구하거나 해석해보려는 고고학자들은 이런 이유로 왕릉 발굴에 열을 올린다. 투탕카멘 왕묘나 진시황의 병마용, 명 십삼릉 중의 하나인 정릉(定陵)이 발굴되었을 때 세계가 떠들썩하지 않았던가.
무덤 속 세계는 이승의 연장선상에 존재한다. 이승에서의 삶이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기에 우선 그러하고, 이승에서 못 다한 것을 거기서나마 이루었으면 하는 염원을 담고 있기에 또한 그러하다. 그래서 이승의 모든 것을 다 바쳐 자기의 무덤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오늘 우리가 그들이 남긴 무덤을 통해서 그 시대의 생활상과 사생관ㆍ우주관을 살필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책은 세계 각 대륙 고대사의 주요 왕릉을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그 왕릉이 어떤 의미를 지니며 어떤 역사를 말하고 있는지, 사생관과 철학이 어떻게 담겨있는지, 당대의 문화와 삶을 어떻게 담고 있는지 흥미롭게 전하고 있다.
목차
여는 글 - 왕릉은 고대사의 블랙박스
1. 아가멤논 왕릉ㆍ트라키아 왕릉ㆍ필리포스 2세 왕릉 - 황금 마스크의 향연
슐리만이 잠자는 아가멤논을 깨웠다 | 지름 26미터의 원형 분묘 | 잉카의 황금문화 | 트라키아 인은 황금 민족 | 왕은 사륜마차를 타고 저승으로 간다 | 알렉산드로스는 필리포스가 만든 작품 |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무덤은 어디에 | 마케도니아란 나라
2. 왕가의 계곡 - 파라오는 죽으면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 갔다
신전은 나일강 동안(東岸)에 | 서안(西岸)은 너무나 황량했다 | 62기의 무덤 중 임자가 밝혀진 것은 절반 | 작지만 빛나는 투탕카멘 왕묘 | 무덤의 겉과 속 | 미라는 세월을 뛰어넘는 사닥다리 | 오직 아름다운 네페르타리를 위해 | 고대 이집트의 생활사 박물관 | 미라 작업엔 70일이 소요되었다 | 사자(死者)에게는 황금 마스크와 인형관을 씌웠다 | 죽은 자의 도시에 묻히다 | 오시리스의 심판을 받아야만 재생한다
3. 기자의 피라미드 - 역사는 왕릉 축조로부터 시작되었다
영혼불멸의 에너지 | 프로필 기법으로 완전함을 표현했다 | 피라미드는 강제 노역의 산물이 아니었다 | 무한한 영생을 유한한 정밀함으로 표현한다 | '왕의 방'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 죽은 왕도 숨을 쉬었다 | '여왕의 방'은 여전히 닫혀 있다 | 태양의 배, 영생의 배 | 어느 날 갑자기 대피라미드가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 피라미드 노동자들의 최고의 식사 | 피라미드 노동자의 편지 | 피라미드가 이집트를 건설했다 | 먼저 이승의 삶부터 충실히 살라
4. 한ㆍ중 고구려 고분 - 역사는 살아 있다
세계유산이 된 고구려 유적 | 고구려를 향해 | 웅혼한 광개토태왕비 | 장군총은 한국판 피라미드 | 사냥도에서 기마민족의 피를 느끼다 | 신화의 세계를 거닐다 | 무덤 속은 소우주
5. 경주 대능원 - 신라 왕족은 기마민족의 후예
봉분묘에 대한 추억 | 백마를 사랑한 사람들 | 경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적석목곽분 | 금관으로 푸는 신라 왕의 계보 | 스키타이에서 건너온 신라의 황금문화 | 샤먼이 왕이 되다 | 서라벌은 변방이 아니었다
6. 명십삼릉?청동릉 - 능묘도 예술이다
"남으로는 궁성을, 북으로는 능묘를 지켜라" | 황릉의 구조는 복잡하다 | 나라를 망친 만력제 | 인민의 고혈로 지은 지하 궁전 | 인과응보 | 명당 중 명당, 청동릉 |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 네 황제가 묻힌 청서릉
7. 진시황릉과 병마용갱 - 나를 지키고 제국을 지킨다
시안(西安)의 명물들 | 통일 황제 | 대단한 무덤 | 마왕퇴 무덤 속 풍경 | 살아있는 진용의 장관 | 진군(秦軍)의 위용 |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병마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