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명작 9 - 집 없는 아이
할아버지는 레미에게 짧은 반바지를 입히고, 모자에는 깃털을 장식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빨간 끈으로 양말 위를 친친 감았습니다. 거울을 본 레미는 자신의 모습이 꽤 훌륭하게 바뀌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레미를 보고 카피도 마음에 든다는 듯이 앞발을 내밀며 기뻐해 주었습니다.
“자, 이제 분장은 끝났으니 연극 연습을 해야지. 내일은 네가 무대에 서야 하니까.”
“네? 전 연극을 못 해요.”
“그러니까 지금 가르쳐 주려고 하는 거야. 내일 하는 연극은 ‘졸리 쾨에르 장군의 하인’으로, 네가 바보 하인 노릇을 해야 해.”
할아버지는 연극의 줄거리를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졸리 쾨에르라는 원숭이 육군 대장은 하인이 필요해서 레미라는 시골 아이를 데려왔단다. 그런데 그 하인은 멍청해서 항상 바보짓만 하는 거야. 그래서 졸리 쾨에르 대장이 실망한다는 내용이지.”
“그럼, 제가 원숭이의 하인이 된단 말예요? 전 싫어요.”
“싫어도 이게 네가 할 일이야. 열심히 연습해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너를 아주 형편없는 바보로 생각하도록 해야 해. 그래야 사람들은 구경을 하고, 우리는 돈을 벌 테니까.”
레미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입을 헤 벌린 채로 얼굴을 붉히고 쩔쩔맸습니다. 할아버지는 손뼉을 치면서 웃었습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