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앵앵 날 잡아 봐라 / Buzz. Come and Get Me
「상상력을 키워주는 그림책」시리즈의 한 권입니다. 앵앵앵, 모기가 자꾸만 코끼리를 괴롭힙니다. '모기야, 날 괴롭히지 마.' 하지만 모기는 재미있는 장난을 그만두지 않습니다. 코끼리는 모기를 피해 바위, 나무, 해바라기로 변해 보지만… 과연 코끼리는 모기를 피할 수 있을까요?
코끼리의 변신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코끼리가 바위, 나무, 카펫, 해바라기, 풍선, 헬리콥터 등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게 상상이나 되나요? 멀티동화를 감상하고 있자면 코끼리가 변신의 마술사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기가 막힌 변신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변신의 귀재를 용케도 알아보는 모기는 아무래도 코끼리보다 한수 위인 것 같습니다.
자꾸 골탕먹는 코끼리와 심술궂은 모기의 표정이 참 재미있습니다. 모기를 따라 자기 몸 속으로 들어간 코끼리는 나오는 길을 몰라 엉엉 울어버리고 맙니다. 어른이 꼭 아이처럼 우는 것 같아 웃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코끼리가 안된 마음도 듭니다. 코끼리의 눈물 때문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한 모기가 코끼리를 몸 속에서 나오게 해 주면서 둘은 서로 화해를 하게 됩니다. 마주 보고 사이좋게 웃는 마지막 장면에선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네요. 곧잘 다투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잘 어울리기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쏙 빼어 닮았습니다.
카메라 기법을 활용한 자유로운 화면 전개는 한편의 애니메이션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미세한 떨림이 연상되는 현악기의 선율은 또 어떻고요. 듣고 있으면 마치 모기 한 마리가 계속 주위를 맴돌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덩치 큰 코끼리와 조그마한 모기 한 마리가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은 아이들을 이야기 속에 폭 빠져들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