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옥 장편소설 - 연인 2
[하얀 기억 속의 너], [다시 사랑하지 않으리]를 쓴 저자의 신작 소설!!
비 내리는 날엔
그대를 향한 그리움이 하늘에 닿아 빗물이 되어
그대에게 스며들고 싶은 어리숙한 사내를 기억하소서.
늦은 밤 주점을 지나칠 때면
한없이 맑아 투명해 보이는
그대 영혼의 눈물 같은 소주를 한웅큼씩 털어 놓고 있을
텁수룩한 사내를 기억하소서.
따스한 봄날에 피어나는 진달래를 보거든
부디, 꺾지 마세요.
사랑을 이루지 못한 사내의 처절한 그리움이 선홍? 꽃으로 만발해
그대의 눈길을 끌고자 함이니,
제발 속절없이 침실 곁에 꽂아두어
그대의 다른 사랑을 엿보게 하는 고통을
느끼지 않게 해주소서.
시냇가를 지나더라도 절대 물속에 얼굴 비추지 마세요.
그대의 사랑을 잃어 물고기가 된. 세찬 물줄기를 힘겹게 오르는
슬픈 눈망울 그대와 눈 맞출 자신이 없습니다.
행여. 펄떡이며 뛰어올라 거친 가시로
그대의 맑은 눈동자를 찌를까 두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