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부부 반쪽이네의 가족일기 1
엄마가 출근하고 아빠가 살림을 하는 집, 늦게 들어오는 아내에게 일찍 들어오면 안되냐고 바가지 긁는 집, 그리고 엄마 대신 재미있는 만화로 육아일기를 쓰는 아빠가 있는 집. 이것이 바로 하예린(하늘에서 내린 예쁜 딸)이네 집이다. 만화가 최정현, 영화 평론가 변재란 그리고 외동딸 최하예린이 살아가는 모습을 만화로 그리고 있는 이 책 속에는 다른 집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들이 잔뜩 들어있다.
평등부부상이라는 조금은 거창하게 들리는 상을 받은 이 부부의 삶은 그러나 일반인들이 남녀평등이라는 어감에서 갖게되는 저항감을 완전히 없애버릴 만큼 즐겁고 재미있다. 지극 정성으로 딸을 돌보며 살림에 일조를 하는 아빠 반쪽이는 외려 바깥 생활만 하라고 하면 불안해 보일 정도로 가정적이다. 그리고 이 땅에 사는 여자의 마음을 여자보다 더 잘 이해한다. 못 믿겠다는 독자는 본문 149쪽의 '그날 이후'를 꼭 볼 것.
최정현의 만화일기 속에 나오는 여러 에피소드들은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우리가정에서 흔히 봄직한 것들이다. 그러나 이런 일상사에서 지은이가 뽑아내 보이는 사고들은 그리 만만하지 만은 않다. 그 때문인지 이 만화는 다시 읽어도 재미있고, 괜히 마음 한쪽이 시큰거리고 눈물이 괴는 경험을 하게 만든다. 어른에게나 어린이들에게나 나름의 재미를 주고 있어 온 가족이 돌아가며 읽으면 좋을 것이다. (정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