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힘겨워하는 한 사람을 위해
비생활 전문지 월간 <소비자시대>를 만들고 있는 오승건씨의 첫번째 시집!
지은이 오승건씨는 중앙일보에 <오승건의 소비자 세상>이라는 칼럼을 연재한 바 있고,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했던 소비자 문제·경제 전문가이다.
그래서일까. 이제까지의 활동과 구분되는 이번 시집은 경제 전문가 오승건의 숨겨진 면모들을 소박하게 비추어 준다. 그의 시편들은 일상의 소소한 정서를 충만한 감성으로 아름답게 그려낸 서정시라 할 수 있는데, 자기 삶에만 급급한 요즘의 세태를 안타까워 하는 그의 시선이 느껴지는 시편들이다.
오승건은 더 나은 집과 더 나은 명성을 위해서라면 한 눈 팔 겨를 없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세태를 가슴아파 하며, 그 대신에 한번쯤 더 주변의 아름답고 사소한 풍경과 아련한 옛 추억들에 마음을 기울일 수 있는 여유를 가지자고 제안한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수많은 조언과 아이디어로 경제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전달해 주던 바로 그 오승건씨가 아닌 것이다. 이렇듯 그는 정감어린 시선으로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고, 좀 더 따뜻한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읽는이에게도 전이되어 좀더 우리 주변의 삶을 돌아보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의 시에 나오는 대목처럼 살아 있는만큼 흔들리는 우리네 삶.
자신의 꿈을 위해 바쁘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답게 제대로 사는 것이 우리에겐 더욱 필요한 것임을 나는 절실하게 터득하게 되었던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모름지기 시란 그러해야 되지 않을까. 읽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 자신과 또 주변의 것들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힘. - 이정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