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내가 어릴 때 어머니가 넋두리 삼아 그랬다. 나중에 커서 글을 잘 쓰게 되면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써 달라고. 사실 어머니는 글을 몰랐다.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된 이유 중의 하나도 일자무식했기 때문이었다. 왜 어머니는 글을 모르냐고 물었더니, 여자는 글을 배우면 팔자가 사나워진다고 해서 가르쳐 주지를 않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내가 열대여섯 살쯤 되면서부터 나를 말동무로만 삼았다. 하지만 열아홉 살에 나는 고향을 떠나왔다. 이제 내 나이 예순 살이 되었지만 아직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빈털터리로 길거리에 나앉게 되었지만 그 초월할 수 없는 슬픔 너머에는 진정한 행복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 길을 향하는 첫걸음으로 이 글을 쓴다. 바보 곳간이가 슬픈 곳간에게 보내는 이야기다.
- ‘저자의 말’ 중에서
목차
책을 펴내며 ? 6
잠결에 떠난 여행 ? 10
내 이름 ‘곳간’ ? 19
가시밭길이 시작되고 ? 22
부부 금실 ? 28
아이가 아이를 키웠다 ? 36
교복 대신 몸뻬 ? 42
사춘기도, 성장통도 없었다 ? 46
어머니의 애절한 노래 ? 50
여자가 글을 알면 팔자가 사나워진다 ? 54
편한 잠을 자려면 ? 60
겨울 빨래 ? 63
아버지의 외도 ? 69
넌덜머리 나는 명절 활극 ? 75
그녀의 객지 생활 ? 82
악마의 꾐에 빠진 열아홉 순정 ? 87
그저 의심이었을까? ? 91
팔자에 없는 술장사의 뒤끝 ? 98
이상한 거래 ? 103
세상에 진실이 있을까? ? 110
울고 다닌 덕분에 ? 119
등산 친구는 술 ? 124
검정고시에 합격하던 날 ? 128
세상의 빛과 소금 ? 132
이혼 사유가 그런 것이었어? ? 138
이상한 동거 ? 149
그야말로 늦깎이 대학생 ? 153
잘못된 이혼 합의금 ? 159
죽 쒀서 개 준 격 ? 162
전설의 고향이 거기 있었다 ? 168
소원이 뭐냐고 물으면 ? 179
모처럼 느낀 포근한 햇살 ? 182
죄(罪)는 지은 대로 공(功)은 닦은 대로 ? 192
글을 마치며 ? 200